벌집을 발로 찬 소녀 1 밀레니엄 (뿔) 3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예테보리시의 살그렌스카 병원 응급실에 총상을 입은 여자와 도끼를 맞은 노인이 실려 온다. 여자는 브라우닝 22구경에 머리를 포함 3방을 맞고 땅에 묻히기까지 했던 리스베트 살란데르였고, 60대 노인은 그녀의 아버지이자 구소련의 스파이였던 살라첸코였다.

리스베트의 주치의는 안데르스 요나손이었는데, 그는 그녀의 뇌에 겸자를 집어 넣어 총알을 제거하고 수십 개의 뼈조각도 완벽하게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리스베트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살라첸코의 회복 속도가 더 빨랐다. 살라첸코는 병실 몇 개 건너에 리스베트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챘고, 그가 몇 개의 병실을 건너갈 정도로 회복되면 리스베트는 살해당할 것이었다. 


한편, 전편에서 리스베트에게 박살이 난 MC 스바벨셰의 막예 룬딘과 손뉘 니미넨은 경찰에 체포되어 범죄행위를 추궁받고 있었고, 세포 요원이자 성매매 혐의가 있는 군나르 비에르크 역시 쿠르트 스벤손에 의해 체포된다.

로날드 니더만은 미카엘이 어찌어찌 전봇대에 묶어 놓는데는 성공 했지만, 토마스 파울손이라는 얼간이 형사가 미카엘의 강력한 경고를 무시하는 바람에 형사 두 명이 희생된다. 로날드 니더만은 도주하고, 경찰의 추격을 받는 중에도 MC 스바벨셰의 회계사를 살해하고 돈까지 탈취하여 종적을 감추고 만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리스베트가 3중 살인을 저질렀다는 억울한 누명을 벗기는 것은 물론, 그녀가 오랜 기간 소아아동정신병원에 감금 당할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을 모두 밝히고자 했다. 이에 응원군을 찾아 나섰고, 여기에 응한 사람이 동생이자 변호사인 안니카 잔니니, 밀턴 시큐리티의 사장 드라간 아르만스키, 리스베트의 후견인이었떤 홀예르 팔렘그렌, 그리고 우직하게 증거에 입각해 수사를 진행해 온 부블란스키였다.


반면 세포의 '특별 분석 섹션' 역시 자신들이 벌인 추악한 행위를 덮고자 집결한다. '특별 분석 섹션'은 자신들을 '국방의 최후 방어선' 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1960년대, 즉 '불온한' 정치사상을 지닌 스웨덴 시민 30여만명을 색인화 하던 시기에 안보 경찰 자체의 내부 보안 강화를 위해 세포 내에 또 다른 섹션을 구축했다. '스티그 베네스트룀'의 이중간첩 사건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그 섹션의 최초 수장이 에베르트 굴베리였고, 그의 모델은 CIA의 제임스 지저스 앵글턴이었다. 수상은 시대적인 분위기에 편승하여 섹션을 승인했고, 처음에는 어느 정도 섹션을 통제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면서 섹션은 자기 논리로 움직이는 비밀스런 조직으로 변질된다.

그 즈음, 살라첸코가 망명을 한다. 그는 거물급 스파이였고, 그의 정보는 스웨덴의 안보와 방첩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섹션은 그가 일으키는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노출되면 섹션이 누리는 엄청난 잇점도 사라질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리스베트의 어머니를 때려 빈사상태에 빠뜨리고, 리스베트가 기를 쓰고 살라첸코를 죽이려 들자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섹션은 페테르 텔레보리안이라는 의사를 이용하여 그녀가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는 지방법원 판결문을 받아낸다. 리스베트는 오랫동안 정신병원에 수용되었고, 병원을 나온 뒤에도 판단능력이 없는 금치산자 취급을 받게 된다.


어쨌든, 에베르트 굴베리는 현재 수장인 바덴셰가 강단 없는 자라는 것을 파악하고 즉시 과거에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클린톤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한다. 젊은 예오리 뉘스트룀과 요나스 산드베리, 모르텐손 등은 에베르트 굴베리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클린톤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조직 재편을 마친 에베르트 굴베리는 살려두면 화근이 될 살라첸코를 사살하고 리스베트까지 죽이려다 실패하자 자살한다. 클린톤은 군나르 비에르크를 자살로 위장시켜 살해하고, 엑스트룀 검사를 회유하여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재판 쟁점을 모호하게 몰아간다. 또한 페테르 텔레보리안의 권위를 이용하여 또 다시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격리가 필요한 심각한 정신병자 판정을 받게끔 일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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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그 라르손은 1954년 스웨덴에서 태어나 가난했던 부모와 헤어져 외조부모 집에서 자랐다. 외조부모가 반파시스트였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아 베트남 전쟁 반대시위에 참여하는 등 진보적인 활동을 했다. 1983년 TT 통신사에 입사하여 저널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했고, 1995년에는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반대하고 스웨덴의 여러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잡지 <Expo>를 공동 창간한다. 1999년 부터 사망할 때까지 편집장으로 일했다. <밀레니엄>과 <Expo>,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스티그 라르손은 여러모로 닮은 부분이 많다.


1부가 작품으로서 가장 완성도가 높고, 2부가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과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다 보니 건너가는 성격의 시리즈였다면, 3부는 스웨덴 사회에 대한 스티그 라르손의 시각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법정 공방에서 안니카 잔니니가 페테르 텔레보리안의 논리를 하나하나 논파해나가는 장면에서는 속이 뻥 뚤리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된다.

재판에서 이긴 뒤 니더만과 MC 스바벨셰까지 처리한 리스베트가 미카엘에게 다시 마음의 문을 열면서 그들의 모험이 계속되어야 하지만, 더 이상의 밀레니엄 시리즈는 없다. 몹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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