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1 밀레니엄 (뿔)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전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대기업 총수 헨리크 방예르의 의뢰를 맡아 하리에트 실종 사건을 해결한 마이클 블롬크비스트와 리스베트 살란데르. 사건이 해결되고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둘 사이는 전혀 교류가 없는 상태이다.

베네스트룀의 계좌를 해킹해서 백만장자가 된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대스타가 된 마이클이 언젠가는 자기를 버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의 곁을 떠나 세계여행을 떠나버렸다. 마이클은 마이클 대로 갑작스레 사라져버린 리스베트를 그리워 하면서도 밀레니엄의 편집장 에리카와 전편의 실종녀 하리에트 등과 관계를 맺으며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편,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성폭행 했다가 배에 흉측한 문신이 세겨진 닐스에리크 비우르만 변호사는 2년간 고통의 나날을 보내며 살란데르에게 복수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끔찍한 고통 속에서 문신을 지운 비우르만은 리스베트의 보고서들을 꼼꼼히 검토하며 그녀의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 과정에서 비우르만은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하는데, 살란데르가 열세살 때 어떤 사건이 일어나서 정신병원에 갖혔는데, 도대체 그 사건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다는 점이었다. 다만 '모든 악이 일어났을 때'라는 애매한 표현만 찾아볼 수 있을 뿐이었다. 

비우르만은 그 힌트가 1991년의 경찰 보고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보고서는 후견인인 자신조차 접근이 허가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수상한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우르만은 보고서에 등장하는 경찰의 이름이 익숙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비우르만은 과거에 알고 지냈던 그 경찰관을 통해 마침내 보고서를 입수하고,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죽음을 바라는 사람이 자신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즈음, 잡지사 <밀레니엄>은 새로운 기획 기사의 주제로 여성 인신매매를 선정하여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새로운 기사를 쓰고 있는 사람은 다그 스벤손이었는데, 그의 여자친구 미아 베리만도 같은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었다. 다그 스벤손과 미아 베리만은 오랜 연구와 취재 끝에 동유럽 미성년자에 대한 광범위한 성적 착취와 인신매매가 스웨덴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 냈는데, 성을 산 사람 중에는 법무부 공무원과 비밀기구 세포 경찰관, 변호사와 판검사, 그리고 성거래를 폭로하는 기사를 쓴 기자도 끼어 있었다. <밀레니엄>은 이들의 조사를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마이클은 다그 스벤손과 호흡을 맞추며 기사와 함께 발간될 책 만드는 작업에 의욕적으로 메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완성되지 못한다. 어느 날, 누군가가 다그 스벤손과 미아 베리만의 집에 찾아가 둘의 머리에 45구경 매그넘 총탄을 박아 넣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것은 공교롭게도 마이클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살해에 사용된 무기를 지하 층계에서 발견하고,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지문을 채취한다. 권총의 소유주는 비우르만 변호사로 밝혀졌는데, 그 역시 얼마 뒤 집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다. 경찰은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정신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고, 폭력 행위로 체포된 이력까지 있음을 확인하자 즉시 삼중 살인 용의자로 공개수배한다. 언론은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정신병에 걸린 흉폭한 살인마, 악마주의에 심취한 레즈비언 등으로 묘사하며 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낸다.

하지만 마이클 블롬크비스트의 생각은 달랐다. 다그 스벤손이 작업하던 책이 발간되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잠재적 용의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특이하긴 해도 자신만의 도덕적 기준이 명확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절대로 살인에 연루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경찰은 초기에 마이클의 의견을 묵살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리스베트 살란데르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밀턴 시큐리티의 아르만스키가 그랬고, 유명한 복서인 파울로 로베르토가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어디에서도 자취를 드러내지 않은 채 오직 컴퓨터를 통해서만 마이클 블롬크비스트와 연락했고, 그 과정에서 다그 스벤손이 거듭 언급하던 신비로운 이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 이름은 바로 Zala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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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리즈의 2편에 해당하는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는 전편과 달리 구성이 산만하고 이야기의 전개가 억지스럽다.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해외 여행에 갔다가 겪게 되는 이야기, 즉 아내를 죽이려 하는 목사나 현지 꼬맹이와 관계 맺는 이야기 등은 전체 구조 속에서 생뚱맞아 보인다. 비우르만과 금발거인 로날드 니더만, 그리고 막예 룬딘이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해치려는 계획은 너무 어처구니 없이 들통나고,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쌍둥이 동생 이야기도 뭔가 있을 것처럼 시작 되지만 그때 뿐이고 나중에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뭔가 쫓기며 쓴 것처럼 구성의 힘보다는 우연에 기대는 때가 많은데, 미리암 우를 전직 복서 파울로 로베르토가 쫓아가는 장면도 그렇고, 리스베트가 쫓기는 것을 미카엘이 목격하는 것도 그렇다.

결국, 2부는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아버지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왜 그녀가 정신병원에 갖히게 되었는지에 대한 번외편 정도로 읽으면 모를까, 1부의 잘 짜여진 구조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기대하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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