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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만찬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3월
평점 :
미모의 여배우 제인 윌킨슨이 포와로에게 색다른 의뢰를 하는데, 그 내용은 '남편 에지웨어 경과 이혼할 수 있도록 에지웨어 경을 설득해 달라'는 것이었다. 제인 윌킨슨은 머튼 공작과 결혼하고 싶었는데, 에지웨어 경이 이혼해 주지 않아 골치를 썩이고 있었던 것이다.
포와로는 매우 흥미로운 사건이라 생각하여 에지웨어 경을 만나 보기로 한다. 그런데 에지웨어 경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매우 뜻밖이었다. 이미 6개월 전에 제인 윌킨슨에게 '이혼해주겠다'는 의사를 담은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의아해하며 돌아온 포와로는 다음 날, 에지웨어 경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비서와 집사는 제인 윌킨슨 양이 택시를 타고 와서 에지웨어 경을 살해한 뒤 돌아갔다고 진술한다. 하지만 곧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진술이 나오는데, 제인 윌킨슨은 에지웨어 경이 살해된 시각에 13명의 손님들과 만찬장에 있었다는 것이다.
일이 이렇게 흘러가자 제인과 비슷하게 생긴 용모로 제인을 흉내내는 칼로타라는 여배우가 용의 선상에 오른다. 하지만 칼로타 역시 베로날 과용으로 사망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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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만찬> 역시 '알고 보니 그랬다더라'와 산만한 구성이 조합되어 별로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크리스티의 작품 중 몇몇 작품은 뛰어나지만, 크리스티가 A급 추리소설가에 들지 못하는 이유는 수수께끼 풀이 게임을 독자와 공정하게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난이 극에 달한 작품이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이다. 원작은 <Lord Edgware Dies>이고, 최근에 출판된 책은 <에지웨어경의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사건의 실상은 이렇다. 제인 윌킨슨은 머튼 공작과 결혼하여 부와 명예를 얻고 싶었다. 하지만 머튼 공작은 남편이 죽어야만 결혼할 수 있다는, 매우 보수적인 사고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에지웨어 경이 '이혼해주겠다'는 편지를 보내온다.
제인 윌킨슨은 이미 에지웨어 경을 살해할 궁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편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한다. 그녀는 에지웨어 경이 이혼해주지 않아 화가 난다는 듯이 그를 '죽여버리고 싶다'고 공공연히 이야기를 떠들고 다닌다. 그렇게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면 오히려 의심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편, 제인 윌킨슨은 자신을 기가 막히게 잘 흉내내는 여배우 칼로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칼로타가 만찬장에 가서 자신을 완벽히 연기하면 1만 달러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칼로타는 이에 응해 만찬장에 가서 제인 윌킨슨을 연기하고, 제인 윌킨슨은 에지웨어 경을 찾아가 살해한다.
그리고 곧바로 칼로타에게 베로날을 먹여 살해한다. 칼로타가 동생에게 쓴 편지에 '1만 달러가 걸린 장난'에 대해 씌여 있었지만, 편지 한 장을 뜯어 내면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이 그런 제안을 한 것처럼 읽힌다는 것을 깨달은 제인 윌킨슨은 편지를 없애지 않고, 일부를 뜯어내기만 한다. 반듯하게 찢겨지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뜯어진 이유는 she 부분의 s를 뜯어내 he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