랫맨
미치오 슈스케 지음, 오근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주인공 히메카와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Aerosmith 의 카피밴드를 결성해서 Sundowner라는 이름을 붙이고14년째 활동 중이다. 다케우치가 보컬, 다니오가 베이스, 그리고 여자친구 히카리가 드럼, 그리고 히메카와는 기타를 맡고 있다.

연습실 '스트라트 가이'에서 준비하고, 라이브 하우스 '굿맨'에서 공연한다. 자신들이 태어난 해인 1975년을 기념하여 맨 마지막 곡은 <Toys in the attic> 으로 한다. 오래 함께 했기 때문에 이런 불문율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변화도 점차 찾아오고 있었다. 먼저 히카리가 2년전에 탈퇴하고 그녀의 여동생 가이가 새로운 맴버가 되었다. 그리고 스트라트 가이를 운영하는 노기와씨가 가게를 접기로 했다. 불황이라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런 변화 지켜보는 히메카와의 마음은 복잡했다. 게다가 최근 히카리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히카리의 임신 때문이었다. 히카리가 임신한 아이는 자신의 아이가 아님이 분명했다. 둘 사이에 이 문제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히카리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중절수술비용은 히메카와가 대기로 했다. 그 직후 가이와 관계를 맺게 된 것은 별문제였지만 이제 히카리와의 관계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스트라트 가이에서 마지막 연습을 하던 날, 히카리가 마샬 앰프에 깔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히메카와는 히카리의 죽음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 같다. 히메카와가 히카리를 죽였는지 어쩐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히카리의 죽음을 남들보다 먼저 알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히메카와는 무엇을 숨기려 하는 것일까?


히메카와에게는 어릴 적에 누나가 있었다. 그 누나가 크리스마스 직전에 2층에서 떨어져 사망한다. 경찰은 시신을 부검한 결과 누나의 하복부에서 자잘한 상처를 발견한다. 그 상처들이 무엇인지 경찰은 밝히지 못했지만 히메카와는 알고 있었다. 누나는 히메카와의 엄마, 즉 누나에게는 계모에게서 학대 당하고 있었다. 시체를 처음 발견한 것은 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였는데 아버지 역시 지금의 히메카와처럼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숨기려 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죽어가면서 히메카와에게 '정당한 일을 했다'고 말한다.


문맥효과란 인간이 뭔가를 지각하는 과정에서 전후의 자극이 지각의 효과를 변화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누군가 다음  그림을 본다면 사람의 얼굴이 나열되어 있으므로 제일 마지막에 있는 그림도 '안경을 쓴 사람'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런데 다음 그림을 보게 되면 동물들이 나열되어 있으므로 맨 마지막 그림을 쥐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문맥효과에 덧붙여 명명효과, 즉 한번 그렇다고 믿어 버린 뒤에는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계속 그렇다고 믿는,까지 더해지면 사람은 좀처럼 자신의 견해를 바꾸려 하지 않게 된다.


히메카와는 어머니의 팔에 묻은 핏자국을 본 아버지가 누나를 죽인 범인은 어머니라는 사실을 눈치챈 후 사건을 은폐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히카리의 시체를 발견한 현재에는 범인이 가이라는 사실을 추리하고 아버지처럼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 하지만 히메카와가 알게 된 사실은 진실일까? 문맥효과와 명명효과가 만들어낸 허구는 아닐까?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작가의 수법이 뛰어난데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수수께끼 풀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볼만한 미스터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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