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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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자(幻視者)로 일컬어진 불세출의 화가 후지누마 잇세이는 생전에 자신이 본 환상을 화폭에 담았는데 공개되지 않은 유작 <환영군상>은 마니아층 사이에서 풍문으로만 떠도는 걸작이었다.

그에게는 후지누마 기이치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었는데 십여 년 전 자동차 사고로 얼굴과 양손을 크게 다친 후 외따로 떨어진 곳에 수차관이라는 저택을 짓고 아버지의 작품을 대부분 되사들였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번씩 아버지와 연고가 있던 마니아들에게만 작품을 공개했다.

기이치의 아내는 이제 갓 열아홉살이 된 유리에라는 앳된 여성이었는데 아버지의 제자 시바가키 고이치로의 딸이었다. 얼굴을 하얀 가면으로 가리고 휠체어에 탄 마흔줄의 기이치와 앳된 아내는 누가 보아도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었다.

작품 공개를 이어가던 1985년, 이 수차관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가정부 네기시 후미에가 탑에서 떨어져 사망했고, 후루카와 쓰네히토라는 중이 사라졌으며, 마사키 신고라는 잇세이의 제자가 토막난 채 난로에서 발견된 것이다. 시체가 마사키 신고라는 것은 잘리워진 채 난로 앞에 놓여있던 약지로 알 수 있었다. 경찰은 막연히 사라진 후루카와 쓰네히토가 살인범이라 단정하고 사건을 종결시킨다.

1986년, 작품을 공개하기로 한 시기에 시마다 기요시라는 불청객이 찾아든다. 그는 경찰의 지인으로 후루카와의 친구라고 했다. 그는 후루카와가 결백하다는 전제 하에 1985년도에 일어난 사건을 다시 조사한다. 그러나 그 해에도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통근 가정부 노자와 도모코가 목이 졸려 살해당고고, 유리에의 방에서 미타무라 노리유키가 망치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기이한 구조의 저택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 사건의 진범을 짚어내는 시마다 기요시와 미래를 예견한 그림 <환영군상>이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신본격의 기수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에는 폭우나 폭설, 그리고 외따로 떨어진 기이한 저택이 등장한다. 그 후 수수께끼 풀이를 위한 오래된 수법을 여과 없이 전개하는데, 본격물은 새로운 트릭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는 약점은 있지만 밀실 트릭을 좋아하는 고정팬들이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차관의 살인>은 미스터리 애독자라면 중반부 즈음에는 범인을 눈치챌 것이다. 가면과 바꿔치기 트릭은 오래된 트릭 중 하나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220495698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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