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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의 창고 ㅣ 미스터리랜드 4
시마다 소지 지음, 김은모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결혼을 앞둔 마유미라는 여성이 호텔 밀실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며칠 뒤 마유미는 바닷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경찰은 밀실 트릭을 풀지 못했고 약혼자인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한다. 그의 차 트렁크에서 칼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년 요이치는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요이치의 옆집에는 인쇄소를 하는 마나베 아저씨가 살고 있었다. 마나베 아저씨는 요이치를 기쁘게 해주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주었는데 오직 한 가지, 창고 안의 기계에는 손을 못대게 했다. 아저씨는 그 기계가 투명인간을 만드는 기계라고 하면서 사라져버린 한 쪽 손을 보여주었다.
마유미는 투명인간이 되는 약을 먹었음에 틀림 없었다. 아저씨는 투명인간이 되는 약을 잘 못 먹게 되면 몸에 열이 나서 물을 찾아가게 되고 끝내 사망하고 만다고 했다. 얼마 전 마유미가 요이치에게 심한 말을 했고 요이치의 엄마를 나쁘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마나베 아저씨가 마유미를 심하게 꾸짖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뒤 아저씨가 마유미에게 투명인간이 되는 약을 먹였을지도 모른다고 요이치는 생각했다.
얼마간 시일이 흐른 어느 날, 요이치가 복통 때문에 조퇴를 하고 집에 온 날이었다. 요이치는 마나베 아저씨와 요이치의 어머니가 창고에서 껴안고 있는 것을 보고 만다. 어른들의 사정을 모르는 요이치는 마나베 아저씨에게 심한 말을 했고 아저씨는 무척 상심한다.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로 떠나 새로운 삶을 살자던 아저씨는 며칠 뒤 인쇄소를 정리한 후 배를 타고 떠나고 만다. 요이치는 아저씨가 떠나는 것이 슬퍼서 항구로 달려갔고 출항하기 직전에야 겨우 배 위에서 요이치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아저씨를 볼 수 있었다.
요이치가 어른이 되었을 때 탈북자 한 명이 요이치에게 편지를 건내준다. 그 편지는 마나베 아저씨가 쓴 편지였다. 그 편지를 읽고난 뒤에야 요이치는 투명인간을 만드는 기계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마유미 아줌마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그리고 아저씨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를 알게 된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세련된 맛은 떨어지지만 마나베와 요이치의 따뜻한 우정이 이를 상쇄시킨다. 이념을 위해 그밖의 것들을 희생시키던 마나베가 뜻밖에도 어린 소년과의 우정을 통해 참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인데, 얼핏 보면 단순하고 진부한 테마지만 사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그런 '단순하고 진부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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