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올빼미 농장 작가정신 소설향 19
백민석 지음 / 작가정신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잘못 배달된 편지에 '나'는 발신지를 찾아가보기로 마음 먹는다. 편지 내용은 동생과 어머니가 형에게 보내는 두 통의 편지였는데, 형은 무슨 일인가로 엄마와 동생을 떠나 따로 살고 있었다. 편지를 보낸 곳을 엄마와 동생은 '죽은 올빼미 농장' 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나'와 '인형'은 올빼미 농장을 찾으려 했지만 그곳에는 말라버린 샘과 황무지만 펼쳐져 있었고,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20~30년 전쯤에야 농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해아리라는 신인 가수에게 줄 가사를 썼고 그럭저럭 마무리를 짓는다. 하지만 작곡을 맡은 동성애자 손자는 자신이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실장을 폭행한 후 자살하고 만다.

'나'는 위안을 얻기 위해 생활을 규칙적으로 관리하는 '민'을 찾아간다. '민'에게 농장에 관한 이야기를 하니 '민'은 재개발 때문에 사람이 빠져나간 아파트 단지들을 보여준다. 농장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그곳에 살았지만 지금은 없는 곳' 이라면, 지금의 세대에게는 '없어질 아파트'도 향수를 불러일으킬 대상이라는 듯이.

'나'는 농장에 중장비 기사를 불러 샘을 다시 파 물을 끌어 올리고 그곳에 '인형'을 내던진다.

 

<죽은 올빼미 농장>은 이런 저런 상징은 짐작이 가지만 도무지 재미가 없는 소설이다. 무엇을 쓰고 싶었는지 아리송하다. 차라리 <헤이, 우리 소풍 간다>는 신선한 맛이라도 있었지만.

 

이 작품을 끝으로 백민석은 10년간 절필한다. '전위, 신세대 문학, 뉴웨이브의 아이콘' 등 수식어를 달고 등단했던 그는 언젠가부터 자신이 '이런 걸 쓰면 안되는데 싶은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방송통신대에 들어가 영어를 공부하고 일반회사에 다녔다고 한다. 최근 <혀끝의 남자>를 내면서 다시금 펜을 들었는데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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