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대로
켄 브루언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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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먹고 일으킨 폭력 사건 때문에 감옥에 수감된 미첼은 조기 가석방을 거절하고 3년이라는 형기를 꼬박 채운 후 출소한다. 미첼은 친구 노턴이 마련해 준 그럴싸한 아파트에 기거하게 된다. 노턴에게 빚을 갚지 못한 누군가가 빼앗긴 아파트였다.

출소하자마자 또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마뜩치 않았던 미첼은 우연한 계기로 은퇴한 여배우 릴리언의 저택에 잡역부로 취직하게 된다. 릴리언은 이제 60이 다 된 여배우였으나 잘 관리받은 덕택에 팽팽한 몸매를 간직하고 있었고, 미첼은 그녀에게 육체적인 매력을 느낀다. 릴리언의 저택에는 조던이라는 집사가 있었는데, 이 집사는 조금 수상쩍은 인물이었다. 조던은 릴리언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였고, 해고된 잡역부에게 거리낌 없이 폭력을 행사했으며, 범죄의 냄새가 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노턴은 미첼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수금 업무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한다. 미첼은 단번에 손을 씻고 범죄 세계로부터 멀어지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노턴을 따라다닌다. 이 과정에서 이슬람 연합과 잘못 엮여 여섯 명에게 린치를 당한다. 하지만 노턴의 보스 간트는 이 사건으로 미첼을 높이 평가하여 자신의 조직에 미첼을 영입하고자 한다. 그리고 미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한 가지 비밀을 알려준다. 미첼은 자신이 만취해 폭행 사건을 일으켜 감옥에 갔다고 알고 있었지만 사실 폭력을 휘두른 것은 노턴이었고 미첼은 인사불성이 되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노턴이 뒤집어 씌운 것이었다.

하지만 미첼은 이제 와서 노턴에게 복수하고, 간트의 수족이 될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간트는 릴리언 소유의 '실버고스트'를 훔쳐와 충성을 보이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제안을 거절한다. 간트는 앙심을 품고 미첼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다.

미첼의 동생이 기르던 개가 목이 잘리고, 노턴의 시체가 릴리언의 집에 내걸린다. 조던은 우호적인 태도로 미첼을 돕고, 둘은 간트를 해치운다.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미첼의 연인 애슬링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조던의 방을 뒤진 미첼은 간트가 벌인 짓들의 대부분이 조던의 짓임을 알게 된다. 조던은 미첼이 릴리언의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이 모든 일들을 꾸민 것이다. 미첼은 조던에게 총을 발사한 후 릴리언에게 총구를 들이댄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1950년 작품 <선셋 대로>를 아일랜드 출신 켄 브루언이 하드보일드 느와루 소설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문체는 레이먼드 챈들러를 다소 모방한 흔적은 보이지만 매력적이고, 사건의 전개도 간결하면서 품위있다. 특히나 범죄소설과 시에서 인용한 다양한 문구들 덕택에 미첼이 밋밋한 인물이 아닌 복합적 인물로 비춰진다. 윌리엄 모나한 감독이 <런던 대로>를 원작으로 2010년에 다시 영화화 했는데 주연은 콜린 파렐, 키이라 나이틀리가 맡았다. 내용은 상당 부분 원작에서 수정되었다고 하는데 언젠가 한번 기회가 되면 봐야겠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 인터넷을 뒤져 봣지만 우리말로 번역된 것은 이 책 밖에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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