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투스의 심장 - 완전범죄 살인릴레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늘 술에 취해 자신을 때린 아버지와 집을 나간 어머니 밑에서 성장한 다쿠야는 지긋지긋한 집안을 벗어나는 길은 성공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도움을 일체 거부한 채 대학을 고학으로 졸업한 다쿠야는 대기업  MM중공에 로봇 개발자로 취직한 후 승승장구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에는 드디어 자신의 운명을 가로막는 마지막 장애물이 제거되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MM중공의 실세 니시나 전무였는데 다쿠야는 그 끈을 꼭 잡고 싶었기에 전무의 비서 야스코를 꼬드겨 정보를 빼내기 시작한다. 야스코를 통해 고급 정보들을 입수한 다쿠야는 니시나 전무의 막내딸 호시코에게 접근하여 니시나가의 사위가 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데, 야스코가 임신을 했다면서 다쿠야를 조여오기 시작한 것이다. 야스코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다쿠야의 아이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었지만 큰 문제가 될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 즈음 니시나가의 장남 나오키가 긴히 할 말이 있다면서 다쿠야를 부른다. 나오키의 사무실에는 같은 회사 동료 하시모토도 불려와 있었다. 나오키는 야스코의 뱃 속에 있는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는 모르지만 그 자리에 있는 세 명이 야스코와 관계를 가진 남자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스코가 죽어주지 않으면 셋 모두 파멸에 이를 것이라면서 기발한 살인 계획을 제안한다. 바로 릴레이 살인.

나오키의 계획은 특정 지점에서 야스코를 살해한 후 시체를 셋이서 릴레이로 운반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범인이 세 명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할 것이므로 셋 모두에게 불완전하나마 알리바이를 만들 수가 있을 것이고 완전범죄가 되리라는 것이었다.

트럼프 카드를 뽑아 살해는 나오키, 중간 운반은 다쿠야, 마지막 운반과 시체 처리는 하시모토가 맡기로 한다. 그리고 시체 운반의 날, 다쿠야는 약속된 장소에 세워진 시체가 실린 원박스밴을 운전해 하시모토에게 인계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다. 실려있는 시체가 야스코가 아니라 살해를 담당했던 나오키였던 것이다.

경찰 조사가 시작된 후 하시모토가 누군가가 배달한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다가 사망하고 만다. 만년필 잉크 통에 청산가리가 들어 있어 기화되며 흡입한 것이다.

 

1989년에 발표된 초기작으로 도서형 추리소설(트릭을 독자에게 미리 알려주고 사건 해결 과정을 그리는 소설)의 백미로 꼽힌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알려진 트릭 외에 숨겨진 범인을 상정하여 두 가지 사건 모두가 해결되는 과정을 장인의 솜씨로 구성했는데, 살인을 계획한 A, B, C 외에 D라는 미지의 존재가 사건의 범인이다.

그 과정에서 로봇에 의해 인간이 살해당하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상황을 설정하는데 작가가 오사카 부립 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소설을 틈틈히 썼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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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는 고로라는 로봇 조작자에게 살해 당한다.

나오키는 카드 트릭으로 자신이 살해 역할을 맡도록 조작한 후 고로의 약점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하여 고로가 자신을 대신해 야스코를 살해하도록 사주한다. 고로의 약점은 로봇을 이용해 동료를 살해한 것이었다. 고향에서 나고 자란 유미에가 자신 대신 동료를 선택하자 노동으로부터 소외되고 연인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감정이 복합 작용하여 로봇을 이용해 동료를 살해한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이를 알게된 나오키는 고로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살인을 사주했다가 도리어 고로에게 살해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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