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가 마케베 세이치는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가까운 지인들을 자신의 별장에 초청하여 파티를 한다. 추리소설가인 아리스가와 아리스, 그의 친구이자 임상범죄학자인 히무라 히데오, 동료 추리소설가들과 편집자들이 그의 집에 모여 조촐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그러나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두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의문의 사내가 밀실인 서재에서 벽난로에 몸이 반쯤 탄 채 발견된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밀실인 지하 서고에서 마카베 세이치가 벽난로에 몸이 반쯤 탄 채 발견된다.
눈이나 비로 고립된 장소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아이러니하게도 독자를 안도하게 만든다. 내가 읽고 있는 것은 소설이라는 인식과 나는 그런 극한의 상황에 처해있지 않다는 데서 오는 안도가 결합해 만들어내는 감정일 것이다.
아쉽게도 <46번째 밀실>은 사실 범작 수준에도 들기 어려워 보인다. 본격물의 핵심인 수수께끼 풀이가 엉성하고 범인들의 동기가 하나 같이 공감이 되지 않아 억지스럽다. 범인을 밝히는 점에 있어서도 반칙이 개입하고 있다. 미스터리 마니아라면 소설을 중간쯤 읽다가 밀실 트릭과 살인 방법을 눈치 챌 것이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와 아야츠지 유키토는 여러 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둘 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미스터리에 심취하여 일찌감치 미스터리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고, 대학 시절 추리소설연구회에서 활동하였으며, 에도가와 란포상에서 미끄러진 작품으로 데뷔한다. 둘 다 엘러리 퀸을 최고의 추리소설가로 꼽는다. 그리고 신본격의 선두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 아래는 트릭과 범인
o 밀실 트릭
- 서고는 문이 고장나 마카베 세이치가 스스로 잠근 것임
- 서재는 스카치 테이프와 낚싯줄을 이용한 트릭
o 살해 방법
- 벽난로 안을 들여다보게 만든 후 굴뚝에서 낚싯줄에 묶은 항아리를 떨어뜨려 살해
o 범인 및 동기
- 이시마치
- 사실은 마카베 세이치와 동성 애인이었으나 야스나가 아야코와 사랑에 빠짐.
이에 마카베 세이치가 모든 사실을 폭로할 것을 우려함(이 부분은 '사실은~' 식의 반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