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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의 고양이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09년 4월
평점 :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캐나다로 이민을 간 제이슨 리의 직업은 갬블러이다. 라스베가스와 마카오를 오가며 명성을 쌓은 그가 현재는 파산 직전에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돈은 100만 달러나 가지고 있다. 그 돈은 마카오에서 우연히 만난 강지수라는 인물이 해외 계좌에 넣어준 것으로 제이슨 리는 그 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모르는 상태다.
어느 그의 아파트에 두 명의 국정원 요원이 찾아와 강지수가 칼에 찔려 살해당한 사진을 보여준다. 그들은 강지수도 국정원 요원이었다고 했다. 강지수가 도박 때문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마피아에게 살해 당했다는 것은 100만 달러라는 돈을 생각한다면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그들은 강지수가 살해당한 이유에는 대북공작과 관련된 무엇이 있다고 생각했다.
국정원의 비공식 요원 격으로 마카오로 건너간 제이슨은 조총련계 인사들과 접촉해 그들의 환심을 사고 강지수가 죽은 원인을 밝히기로 한다. 하지만 공작이 진행되면서 북측 거물급 인사를 전향시키는 것으로 변질되고 마카오 시내에서 총격전이 벌어진다.
총격전 끝에 깨어난 제이슨은 죽었다던 강지수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자 자신이 엉뚱한 일에 발을 들여놓았음을 깨닫는다. 국정원에 끌려간 제이슨은 심문 과정에서 자신이 만났던 국정원 직원들이 소위 유령이라 불리는 자들이었다는 것과, 도움을 주었던 이들이 뻔뻔한 거짓 진술로 자신을 곤경에 처하게 했음을 깨닫는다.
제이슨은 남측의 정보기관을 도와 북을 속이려 했고, 어느 정도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꽤나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그는 실상 남과 북, 심지어 미국 모두로 부터 이용당하는 장기말이었을 뿐이다.
전작 <슬롯>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제이슨 역시 혼란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담담히 추스르며 주어진 일을 요령있게 처리해 간다. 시니컬한 농담과 평가를 곁들여 가며.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참신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