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호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2
외젠 다비 지음, 원윤수 옮김 / 민음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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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젠 다비는 1898년 프랑스 메르레벵에서 태어나 파이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졸업 후 직업 훈련을 받고 기계공으로 일한다. 1919년 포병으로 입대하여 2년간 군복무를 하는데 그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취미를 붙였다고 한다. 

1923년 다비의 부모가 파리 제마프 강변에 있는 값싼 호텔을 구입하여 북(北)호텔 이라 이름 붙이고 운영하였다고 하는데 다비는 이때의 기억을 되살려 글을 써서 1929년에 출간한다. 앙드레 지드와 로제 마르텡 뒤 가르, 게노, 말로, 바르뷔스 등과 교우하였고, 1936년에 지드와 소련 시찰 여행에 동행하였다가 성홍열에 걸려 사망한다.

그가 교우한 작가들은 혁신적이고 좌파적인 작가들이었으나 다비는 포퓰리스트 작가로 분류된다고 한다. 포퓰리즘은 1930년에 르모니에와 테리브에 의해 제창된 유파로 평민과 서민의 풍습을 자연주의적 전통에 기대어 담담히 묘사하였다.

 

<북호텔>은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호텔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여행지에서 하루, 혹은 며칠을 기한으로 묵고 가는 호텔이라기 보다 지금으로 보자면 원룸이나 다세대 주택의 형태를 띤다. 노부부 르쿠브뢰르와 루이즈는 처남에게 돈을 빌려 북호텔을 인수하고 그곳을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애쓴다. 손님들은 기계공, 마부, 오쟁이진 경찰, 폐병 환자, 수문지기, 남자들에게 유린당하는 시골 여자, 좌파 선동가 등으로 어느 순간 북호텔에서 인생의 한 시기를 보낸다. 

작가의 시선은 루이즈를 통해 투영된다. 루이즈는 그곳에 머무는 모든 사람들을 가족처럼 돌본다. 폐병 환자를 간호해주고, 남자에게 번번히 속는 하녀를 딸처럼 살뜰히 보살펴주는가 하면, 요양원에서 외출 나온 노인에게 공짜로 음식을 대접한 후 10프랑을 주머니에 넣어주기까지 한다. 그녀에게서는 특별한 정치적 입장이 엿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북호텔에는 좌파 선동가와 경찰이 함께 입주해서 살아간다. 

외젠 다비는 미술 평론과 그림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 <N.R.F.누벨 프랑세즈(신프랑스 평론)> 지면을 통해 활약했다고 한다. 그런 성향이 <북호텔>에 반영되어 1920년대 프랑스 서민들의 모습이 삽화처럼 담담히 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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