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한림신서 일본현대문학대표작선 17
이시자카 요지로 지음, 현광식 옮김 / 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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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도쿄에서 양재학원을 다니는 시로야마 유리코는 어느 날 B현 출신의 재경학생 임시총회에 갔다가 의대생인 가네코 다이스케를 알게 된다. 다이스케는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서는 자기 주장을 확실히 펼쳤고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솔직 담백하게 시인하는 사람이었다. 유리코는 시원시원한 다이스케에게 끌려 전부터 애매한 관계를 지속해오던 야부키와 결별한다.

그러나 유리코의 어머니는 다이스케에 관해 이야기를 듣더니 어쩐지 교제를 반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그 점은 다이스케의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리코는 어머니가 간암으로 투병하다가 죽기 직전에 들려주는 이야기에 모든 것이 운명의 장난임을 깨닫는다. 유리코의 어머니는 젊었을 때 다이스케의 아버지 가네코 유사쿠와 깊은 관계를 맺어오다가 지금의 아버지가 청혼해오자 설명할 수 없는 기분에 이끌려 유사쿠를 떠난다. 그리고 그때 내린 결정을 때로 후회하며 지내왔던 것이다.

유리코의 아버지는 그런 모든 사정을 알고 있었던지 관 속에 가네코 유사쿠와 아내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넣어준다. 유리코는 자신이 다이스케와 교제를 지속하면 아버지를 두 번 배신하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다이스케에게 결별의 편지를 보낸다.

 

1900년 아오모리현 히로사키 출생한 이시자카 요지로는 게이오 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중학교 교사가 된다. 재직 당시 발표한 <젊은 사람>으로 미타(三田)문학상을 수상하지만 1938년에 이 작품이 불경죄, 군인무고죄 등으로 고소를 당한다. 교원 생활을 청산한 이시자카 요지로는 도쿄로 가서 본격적인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보리 죽지않다(1936)>, <푸른 산맥(1947)>, <이시나카 선생 행장기(1954)> 등을 발표하며 통속 소설 작가로서 인기를 누린다. 1966년 기쿠치간상을 수상한다. 1971년 아내가 사별한 후에는 별다른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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