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만세발가락 - 마음으로 보는 그림 같은 이야기
리타 페르스휘르 지음, 유혜자 옮김 / 두레아이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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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초, 네델란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해방 후 2년 동안의 평화'를 주제로 하여 그림을 그리게 된다. 주인공 리타 페르스휘르는 도로에 사람들이 가득 찬 모습을 그리기로 마음 먹는다. 낡은 옷을 입고 있는 빼빼 마른 사람들, 무기를 손에 들고 있는 구인들, 자전거를 향해 총을 겨눈 독일병사 등을 그린 후에 리타는 아빠가 무거운 나뭇짐을 등에 지고 잔뜩 구부린 채 걸어가는 모습을 그려 넣는다. 아빠의 발가락을 리타는 '만세발가락' 이라고 불렀는데 아빠의 엄지발가락이 언제나 하늘로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리타는 그림을 제출한 후 미술대회 수상작이 어떤 기준으로 선발되는지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리타가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기준들이 있는 것 같고 그 기준들이 적당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진다. 예를 들어 새엄마는 피카소의 그림이 훌륭하다고 말했지만 리타가 보기에는 형편 없는 것 같았다. 칼라는 무엇을 그려야할지 몰랐기 때문에 리타의 말대로 그렸는데도 후보작에 뽑혔다. 그리는 과정에 대해서 심사위원들은 전혀 모르는데도 평가를 하는 것이다. 또 누군가가 유명화가를 흉내내서 그림을 그렸는데 처음에는 그 그림을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칭찬하다가 시간이 흘러 그 작품이 모방작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그림이 형편없다고 비난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그림은 바뀐게 없는데 왜 평가가 달라지는지 궁금해한다. 

 

1935년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태어난 리타 페르스휘르의 처녀작으로 1993년에 발표되었고, 1999년 황금부엉이상을 수상한다. 이 작품은 예술에 대한 다양한 평가 방법들이 어린아이의 눈에는 얼마나 이상하게 여겨지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술에 대한 어른들의 평가가 사실은 허위의식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지 질문한다. 

                                 

 

 

엄마의 책상 위에 의자에 앉아 있는 여인의 그림(피카소가 1942년에 그린 '물고기 모자를 쓴 여인')이 걸려 있다.

그림 속의 여자는 양손을 포갠 채 앉아 있다. 그런데 손이 어찌나 커 보이는지 꼭 권투장갑을 끼고 있는 것 같다.

몸은 사방이 모가 나고 각이 져 있다. 그렇지만 그 정도는 얼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눈 한쪽은 앞을 쳐다보고, 다른 한쪽은 옆을 쳐다본다. 입은 앞에서 본 모양이고, 코는 옆에서 그린 모습이다. 단순한 모양이 아니라 얼굴의 왼쪽 부분에 갈퀴처럼 튀어나와 있다. 화가가 그림을 아주 쉽게 그린 것 같다. 코가 큰 사람을 앞에서 보고 그렸을 때 코를 어떻게 그리지? 그 방법을 모르던 화가는 코를 옆으로 불룩 튀어나오게 그렸고, 그것으로 작업을 끝냈다. 아기들이 발을 그리는 것과 똑같은 방법이다.

얼굴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자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쏠리게 하기 위해 화가는 여자의 머리 위에 물고기를 한 마리 그려 놓았다. 접시처럼 사용한 물고기 위에 포크와 나이프가 놓여 있고, 반으로 자른 레몬도 놓여 있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21023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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