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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일은 너무 멀다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96
해리 케멜먼 지음, 이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o 9마일은 너무 멀다(The Nine Mile Walk)
추론과 사실에 관해 논쟁을 하던 '나'에게 닉은 열 마디 또는 열두 마디로 된 문장을 자신에게 제시하면 문장을 짓는 동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련의 논리에 따른 추론을 끌어내 보이겠다고 말한다.
'내'가 제시한 문장은 <9마일이나 되는 길을 걷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빗속이라면 더욱 힘들다>였다. 닉은 다음과 같이 추론한다.
- 어떤 문장이든 상황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어려우므로 걸었던 장소는 이 부근이다
- 차를 얻어 타기 쉬운 곳이므로 걸어야 했다면 열차나 버스가 끊긴 시간이다
- 막차가 끊긴 후 출발했다는 것은 그 시간대에 어떤 연락을 받아야 할 사정이 있었다
- 마찬가지로 첫차가 다니기 전 특정 시간까지 도착해야 할 사정이 있었다
- 9마일이라는 정확한 거리를 제시했으므로 도시 바깥에서 도시의 특정 지점으로 걸은 것이다
닉은 지도를 보면서 기차 '워싱턴 플레이어'가 허들리에 급수를 위해 아침 5경에 멈춰서는데 그 기차는 워싱턴에서 12시 47분에 출발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12시 47분에 A가 특정인이 기차의 어느 칸에 탔는지 전화로 알려주고, B는 허들리로 출발해 5시경 정차한 기차에 올라타 살인을 저지른다. 닉은 이런 추론을 '나'에게 들려주며 추론과 사실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때 문득 닉은 '나'에게 제시한 것과 같은 문장은 얼른 떠올리기 어려운 것이라며 누구에게 들었는지 묻고, '나'는 우리가 함께 식사한 식당에 들어온 수상한 2인이 내뱉은 말이라는 것을 떠올린다. 조사 결과 실제 살인이 일어났음을 알게 되고, 닉은 추론과 사실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증명에 실패한다.
o 지푸라기 사나이(The Straw Man)
군검사 클럽 자리에서 '나'는 <9마일은 너무 멀다> 사건에서 닉이 추론한 이야기를 꺼낸다. 이야기가 끝나자 엘리스 존스턴 검사가 반론을 제기한다. 그가 보기에 범죄사건의 해결은 인스피레이션(영감)이 아니라 퍼스피레이션(땀 흘리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존스턴은 유괴범이 보낸 편지 한 장을 꺼내 놓는다. 편지는 광택 나는 종이를 오려 붙여 몸값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특이할 만한 점은 종이 재질 때문인지 지문이 찍혀 있다는 것이었다.
사건의 전모는 다음과 같다. 의사 존 리건 박사가 나이트클럽 겸 도박장 '은구두'에 딸 글로리아와 놀러 간다. 리건 박사가 전화를 받으러 갔다 오니 글로리아는 친구들을 만나 다른 클럽으로 갔다고 급사가 전해온다. 리건 박사는 혼자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음 날 유괴범으로부터 편지가 배달된다. 리건 박사는 형 필립이 고용한 사립탐정을 통해 몸값을 건냈고 글로리아는 무사히 돌아온다. 그런데 그의 형 필립이 심장 마비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리건 박사는 사건을 묻어두려 했으나 필립이 고용한 탐정은 의뢰인이 사망하자 편지를 가지고 경찰에 찾아온 것이다.
존스턴은 위와 같은 사건의 전모를 이야기하며 범인이 실수로 편지에 지문을 남긴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취한 표준적인 수사 절차와 노력들이 직관이나 영감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주장한다.
'나'는 딱히 반론을 하지 못했다. 그 때 닉이 우리집을 방문한다. 존스턴은 닉의 직관에 의한 수사를 비아냥거리지만 닉은 사건을 듣더니 다음과 같이 추리한다.
범인이 만약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면 광택 나는 재질의 잡지를 네 권이나 살 이유가 없다. 신문 한 장만 사도 해결된다. 그는 일부러 지문을 남긴 것이다. 그렇다면 지문을 왜 남겼을까? 만약 공범자가 미덥지 못한 사람이라면 지문을 남기는 것을 통해 그를 협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범자 역시 자신의 지문을 남김으로 인해 받을 협박에 순순히 응할 리가 없다. 따라서 편지는 자신이 받게 되어 있고 처분이 가능한 경우라야 한다. 범인은 편지를 자신에게 보낼 예정이었기 때문에 응한 것이다. 그러므로 유괴는 자작극이다. 여기서 우리는 리건 박사가 부유한 자이고 필립이 가난한 자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필립이 부자이다. 왜냐면 그는 직업도 없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낚시나 다니던 사람이다. 막대한 부를 소유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가능한 것이다. 리건 박사가 유괴 자작극을 꾸민 후 필립이 알아채자 그를 심장마비에 이르게 했을 것이다. 닉은 명쾌하게 추리하고 모두들 모순이 없는 그의 추리에 감탄한다.
o 10시의 학자(The Ten O'clock Scholar)
학위 논문 시험을 치기로 한 클로드 베네트가 자기 방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현장에는 피가 묻은 단도가 발견되었는데, 단도는 클로드 베네트가 수집한 독일군 무기들 중 하나였다. 다음으로 특이할 만한 점은 클로드 베네트의 노트가 사라진 점이다. 경찰은 단도의 자루에 묵직한 추가 달려 있고 베네트의 후두부 상처와 일치하기 때문에 살인 무기로 단도를 특정한다. 또한 수리를 맡긴 클로드 베네트의 차를 배달한 정비공장 직원에게서 100달러 지폐가 발견되자 그를 1차 용의자로 지목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웃의 엘프레드 스털링을 의심했다. 그는 클로드 베네트와 여자친구 문제로 얼마 전 다툰 전력이 있고 사건 당일 날 스쿼시 라켓을 들고 클로드의 방에 들어가는 것이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닉 웰트는 모든 설명을 들은 후 전혀 색다를 추리를 내놓는다. 먼저 무기와 상처 부위가 일치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무기가 살인 도구라고 할 수는 없다. 범인은 1차로 상처를 낸 부위를 통해 살인 무기가 무엇인지 너무나 자명해질 것을 우려해 2차로 다른 무기를 이용하여 상처 부위를 조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상처 부위는 분명 누군가를 연상시킬만한 물건일 것이다.
다음으로 정비공장 직원은 클로드에게 차를 갖다주러 간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도둑질은 했을지언정 살인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엘프레드 스털링 역시 살인범으로는 동기가 부족하다. 싸운 일이 며칠이 지난 상태인데도 살의를 품고 기다렸다고 보기 어렵고, 설혹 대화 중 다툼으로 번져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면 다툼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 리가 없다. 범인은 노트를 가져간 사람, 바로 그 노트 때문에 곤란해 처해질 사람이다. 닉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방으로 들어와 카터 교수가 자살했음을 알려온다.
o 엔드 플레이(End Play)
맥널티 교수의 살인 용의자로 '나'는 트로블리지를 체포한다. 트로블리지는 맥널티 교수로부터 낙제를 받았고 그의 사망 추정 시각에 그의 집 앞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반면에 '나'와 경쟁 관계에 있는 육군 정보부의 에드워드 대령은 맥널티 교수가 자살했다고 주장한다. 함께 있었던 알브레히트 교수는 맥널티 교수가 육군의 의뢰를 받아 추진하던 연구에 사보타주를 한 사실을 눈치채고 체스를 두던 중 은근한 암시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맥널티 교수가 자리를 뜬 후 현관으로 가더니 자살했다는 것이다. 파라핀 검사 결과 맥널티 교수의 손에서 초산염이 검출되어 자살은 기정 사실로 보였다.
이때까지 잠자코 있던 닉이 맥널티 교수의 방을 찍은 사진을 지적하며 범인은 알브레히트 교수라고 추리한다. 알브레히트 교수야 말로 사보타주의 주범이고 희생양으로 맥널티 교수를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한 닉은 그 근거로 체스판의 말을 지적한다. 죽은 말들이 섞여서 한쪽에 있는데 이런 상황은 실제 대국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말만을 체스판 위에 놓을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맥널티 교수의 손에서 검출된 초산염은 아는 사람이 총구를 가슴에 들이댈 때 당연히 총을 쥔 사람의 팔목을 잡으며 말리려고 했을 것이므로 남은 것이다.
o 시계를 둘 가진 사나이(Time and Time Again)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한 이야기가 교수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는데 젊은 영작문 강사 치덤 박사가 자신이 직접 겪은 초자연 현상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치덤 박사가 시골에 휴가 차 내려갔을 때 그곳에서 사일러스 카트라이트라는 은행장을 알게 된다. 사일러스는 그야말로 시간에 강박적인 사람이었고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사는 사람이었다. 그는 손목시계와 조끼에 넣는 시계 두 개를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의 시간을 관리했다. 그는 언제나 두 시계가 서로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했고, 집에 있을 때에는 1층의 벽시계와도 확인하곤 했다.
그에게는 잭이라는 조카가 한 명 있었는데 잭은 사일러스씨에게 갖은 구박을 받으며 용돈도 변변히 얻어 쓰질 못했다. 잭이 휴가를 나와 치덤 박사 등과 친교를 맺고 마침내 부대로 되돌아가기 전날 술에 취한 잭은 큰아버지에 대한 분풀이로 집 앞에서 공중에 대고 사냥총을 한 방 쏜다. 그리고 자신이 한 행동 때문인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치덤 등과 함께 밤을 보낸다. 그는 12시경 큰아버지가 죽어벼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다음 날 사일러스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사일러스는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다가 카페트에 발이 걸려 넘어져 죽은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시계가 충격으로 하나는 12시에 멈추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1시간 빨라져 있었다. 12시라면 잭이 저주의 말을 중얼거린 시간이었다.
닉은 이야기를 다 듣더니 잭이 사일러스를 살해한 것이라 결론 내린다. 잭은 사일러스의 시계 중 하나를 다른 시간에 맞추어 놓고 사일러스의 집 앞에서 총을 쏴 그를 깨운다. 잠에서 깬 사일러스는 습관처럼 시계 두 개를 비교해봤으나 서로 맞지 않자 1층에 있는 시계와 맞추어보기 위해 내려가다가 잭이 구겨 놓은 카페트에 걸려 사망한 것이다.
o 말 많은 주전자(The Whistling Tea Kettle)
닉과 '내'가 사정상 일주일을 같이 머물게 된다. 마침 그 때 학회가 열려 하숙방에는 많은 학자들이 묵게 된다. 앞 방에 묵게 된 두 사람 중 한 명은 극동지역 미술관 부장대리로 그는 이번에 값비싼 항아리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앞 방에서 물이 끓는 소리가 들리자 '나'와 닉은 누가 방에 있는지 내기를 한다.
닉은 '내'가 우편물을 앞방에 전해줬다는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추리를 펼쳐 놓는다. 물을 끓이는 것은 비단 차를 타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편물을 봉한 부분에 증기를 쐬여 표시나지 않게 열기 위한 용도로도 쓰인다. 남의 우편물을 열어봐야 할 사정이란 그 안에 뭔가 표시나는 물건이 감지되었기 때문이고 돈이라든가 수표라면 열어본 후 바로 범인으로 몰린다. 따라서 미술관 부장대리가 가져온 값비싼 항아리를 넣고 잠근 로커의 열쇠가 들어있을 것이다.
o 흔해 빠진 사건(The Bread and Butter Case)
16인치의 적설량을 남기고 눈보라가 물러간 다음 길 양쪽에는 눈 둔덕이 생겼다. 그리고 그 둔덕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살해당한 사람은 '미스터 존'으로 통하는 인물로 그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텔리 조던이 지목된다. 텔리 조던은 릴리 체리라는 아가씨와 좋아 지냈다가 범죄를 짓고 감옥에 가게 되었는데 릴리가 '미스터 존'과 결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경찰이 텔리 조던에 집중하는 동안 닉은 독신으로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결혼하기로 했을 때 유산을 받지 못하게 될 조카 모자에게 주목하여 사건을 해결한다.
o 사다리 위의 카메라맨(The Man on the Ladder)
바우먼 교수가 낸 책이 뜻밖의 호평을 받자 많은 인세 수입과 명성을 얻게 되었다. 바우먼 교수는 다익스 교수를 보조 연구자로 삼아 새로운 책 집필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그가 공사장 구덩이에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은 단순 실족사로 처리된다.
얼마 후 닉과 다익스 교수가 체스를 두는 동안 듀크라는 전파상 업자가 방문한다. 듀크는 다익스 교수와 안테나에 관한 말을 주고 받은 후 집을 떠나는데 그 역시 사다리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이 벌어진다.
닉은 듀크와 다익스 교수의 대화 중 듀크는 다익스 교수를 보았다고 말했고, 다익스 교수는 보았을 리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듀크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듀크는 단지 사진만을 한 장 찍었을 뿐이다. 듀크의 개인 금고에서 남을 협박하기 위한 사진이 발견되자 닉은 듀크가 다익스 교수 역시 협박했을 것이고, 그 협박의 내용은 바우먼 교수 살해에 관한 것이라고 짐작한다. 다익스는 성동격서에 능한 자였다. 그는 듀크가 사다리에 올라가 안테나 설치에 집중하는 동안 사다리의 받침이 되는 알루미늄 재질 문을 잘 훈련된 개를 시켜 들어올림으로서 사망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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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살인의 소리 - 도널드 E.웨스트레이크
형사 에이브러햄 레빈은 최근 들어 심장이 좋지 않아 걱정이고, 담배를 끊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어느 날 에이미 손브리지 워커라는 어린 소녀가 경찰서에 찾아와 자기 어머니를 살인 혐의로 고발한다. 자기 어머니가 의붓아버지를 소리 질러 사망하게 했고 -의붓 아버지는 심장이 좋지 않았다-, 친아버지 역시 살해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레빈은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어 소녀의 학교를 찾아가 조사를 하는데 선생은 소녀가 무척이나 똑똑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한달은 일찍 교과 내용을 예습해 오는 성실한 학생이라고 말한다.
한 밤중에 잠에서 깬 레빈은 소녀의 집으로 허겁지겁 달려간다. 소녀는 지난 월요일 선생님이 경찰의 역할에 대해 알려줬기 때문에 신고하러 왔다고 했지만 선생의 말대로라면 소녀는 그 이전에 예습을 햇을 터였다. 집에 도착한 레빈은 소녀가 이미 어머니마저 죽인 것을 발견한다. 레빈과 대화하던 소녀는 책을 빌리는 것과 죽음에 대해 동일한 정도의 지각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소녀는 창 밖으로 몸을 던져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죽음의 세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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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다이아몬드 살인 - 휴 펜티코스트
조지 론 노인은 유정이 터졌을 때 쉽게 막을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어 큰 돈을 벌게 된다. 그는 젊었을 적 돌리라는 여인에게 부자가 되면 다이아몬드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켈리라는 청년과 함께 다이아몬드 원석을 사러 간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영국의 신디케이트 회사에서 봉인한 상태로 업자에게 전달되는데 업자는 그 봉인을 풀지 않고 파는 '깜깜이' 방식을 사용하기도 했다. 사는 입장에서는 그 원석을 가공하여 자신이 지불한 가격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가공할 수도, 그 반대로 형편없는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얻게 될 수도 있었다. 사람들은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사고 팔면서 환상을 사고 파는 것이었다.
조지 론 노인이 다이아몬드 원석의 봉인도 풀지 않고 부르는 가격보다 비싸게 산 후로 스피벅이라는 자가 접근해 원 가격보다 오만 달러나 더 부르며 판매를 종용한다. 하지만 조지 론 노인은 이에 응하지 않고, 그날 밤 살해된 채 발견된다.
다이아몬드 원석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한 무게만 맞으면 통관을 시켜주는 것을 이용해 자신의 동결 자산을 합법적인 형태로 들여오려는 다이아몬드 상인과, 통관 과정에서 본래 가치보다 비싼 원석이 수입된 것을 보고 돈을 뜯어내려는 세관원, 신디케이트에서 다이아몬드를 바꿔치기 해준 내부거래자들이 주요 용의선상에 오른다. 이들 모두를 꼼꼼히 확인하는 파스칼 형사와 다혈질의 켈리가 마침내 범인을 잡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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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생인 해리 케멜먼은 미국 보스턴 출생으로 2개의 대학에서 미술석사와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가 상급 영작문 시간에 "'말이란 진공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함축성을 갖는다'는 예로 교탁 위에 있는 신문의 표제 '9마일이나 되는 길을 걷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빗속이라면 더욱 힘들다'"는 문장을 쓴 후 학생들에게 의견을 말하도록 해보았지만, 학생들은 거의 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작가가 그 문장을 가지고 하나의 소설을 써보고자 했고 14년이나 지난 후에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다.
작품 속 닉 웰트는 대학 교수로 '안락의자' 탐정의 범주에 속하는데 그는 사소한 단서와 말들의 미묘한 뉘앙스를 파고들어 사건을 해결한다. 만약 해리 케멜먼이 과작이 아니었고, 닉의 개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더해졌다면 닉 웰트는 셜록 홈즈에 버금가는 탐정이 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해리 케멜먼의 수수께끼 풀이는 품격이 높다.
작가는 "나는 고전 미스터리소설이란 본래 단편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우선 사건의 수수께끼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인물이나 배경은 자연히 부수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이야기를 장편소설의 길이로 잡아늘인다면 주인공이 해결할 때까지 더듬어 가는 과정의 길고 지루한 묘사 - 더욱이 거기에 이르는 과정은 거의 다 반드시 잘못된 방향으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 " 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장편 소설을 거절했던 이유(물론 그는 나중에 장편 소설들을 쓴다)를 밝히는데, 이 부분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본격물이 장편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수께끼 풀이에 허점이 없음은 물론 독자의 참여와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척 힘든 일이기 때문에 작가 스스로 걸어가서는 안되는 일, 즉 독자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든가 과도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긴장감만 높이다가 맥없이 끝내버린다는가 하는 일, 로 빠져들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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