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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배를 찾아서 - P
김남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9월
평점 :
절판
진부령 골짜기에서 한 남자의 주검이 발견된다. 그는 윤도균이라는 이름의 무명 동양 화가였다. 유류품으로는 <한국 청년 화가 공모전> 전시회 포스터 외에는 특이할 만한 것이 없었다.
사건 조사에 착수한 서병진 형사는 버스 기사로 부터 남자가 1월 16일 진부령을 통과하는 버스를 탔다가 휴게소에서 쉰 후 줄곧 뒤쫓아 오던 빨간색 소형차로 옮겨 탔다고 진술한다. 빨간 소형차 운전자가 곧 유력한 용의자가 되고, 서병진 형사는 윤도균의 거주지인 서울로 출장 수사를 나온다.
윤도균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 서병진 형사는 그가 강원도 산골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와서 화가의 꿈을 키워 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 최근에는 호구지책으로 차재용이 운영하는 <서일 갤러리>에 덤핑으로 그림을 처분해왔다는 점을 알게 된다. 윤도균은 한때 <숙 화랑>의 나숙미 대표로부터 기대를 받아 제대로 된 그림을 그려달라는 부탁과 함께 은근한 추파도 받았던 것으로 보였다. 또 그가 입고 있던 스웨터 역시 나숙미가 손수 짜서 선물한 것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윤도균은 제대로 된 그림을 그려주지 않았고 패배자의 어두운 의심 때문에 관계는 발전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또 윤도균은 화단의 원로인 수경 화백의 화실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그 목적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한편 <한국 청년 화가 공모전>의 대상작은 차재용의 동생 차재만이 수상했다. 차재만은 수경 화백의 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차재만이 수경 화백의 화실에서 비서로 일했던 희숙과 애틋한 관계로 발전한다. 희숙은 수경 화백에게 2년간 몸을 허락하는 댓가로 일정한 돈을 받아오다가 최근 윤도균이 자신들의 정사 장면을 훔쳐본 사건을 겪은 후로 수경 화백에게 '팽'을 당한 처지였다. 희숙은 앙심을 품고 수경 화백의 뒷조사를 시작한다. 희숙은 수경 화백의 그림 복제품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게되고 그런 내용이 차재만에게 편지로 낱낱이 보고 된다.
차재만이 6개월간의 파리 채제를 마치고 돌아온 날 희숙과 호텔에 들고 나오는 순간 차가 둘을 덮친다. 희숙이 즉사하고 차재만 역시 중상을 입는다. 서병진 형사는 빨간 소형차가 나숙미의 이웃 차량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그녀를 체포하려 하지만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병실의 차재만 역시 사라지고 편지가 한 통 배달된다.
차재만은 형님 차재용의 권고로 그림을 시작하지만 번번히 국전에서 미끄러지던 중 나숙미와 관계를 갖게 된다. 마지막 출품으로 생각하고 낸 <한국 청년 화가 공모전>에서 뜻밖에도 대상을 받은 차재만은 주최를 맡은 G일보로 갔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낸 그림이 아니었던 것이다. <망망대해>라는 제목의 그 작품은 윤도균이 나숙미의 요청에 그려준 그림이었는데 나숙미와 관계가 흐지부지 되면서 잊혀진 작품이었다. 나숙미는 <한국 청년 화가 공모전>에 그 그림을 차재만의 이름으로 출품했고 대상에 선정된 것이다.
문제는 윤도균이 수상 작품 전시회에 와서 자신의 작품을 알아본 것에서 시작된다. 차재만은 윤도균에게 모든 내막을 실토하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윤도균은 신문사에 사실을 밝히든가 5천만원을 댓가로 지불하든가 양자택일할 것을 종용한 후 고향으로 떠난다. 나숙미는 윤도균을 쫓아가 애원을 했지만 말다툼으로 번지고 진부령 고개 한 복판에서 윤도균을 차에서 내리게 한다. 그 순간 살의가 일어 나숙미가 윤도균을 들이받아 살해한 것이다.
사건을 전해들은 차재만은 괴로워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희숙을 만나 구원을 얻었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귀국 후 호텔에 들어간 둘을 본 나숙미가 희숙과 차재만을 차로 들이받아 사망케 한 것이다.
작가 김남은 소설가로 등단했으나 주로 TV드라마 근본 작업을 더 많이 한 작가이다. <수사반장>을 비롯해 <김형사, 강형사>, <제5열>, <전원일기> 등의 극본을 맡았다. 파주에 출장갈 일이 있어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파주출판단지 안에 있는 <보물섬>에 들렀다가 들고 와서 읽었다.
연말이다. 오늘은 영하 14도였다고 한다. 내일부터 말일까지 단 하루도 빼지 않고 회식이 있다. 괴롭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76407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