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수프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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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을 쓰고, 놀기 좋아하고는 주인공은 따끈하고 달콤한 것을 추구하듯 남자들을 만나고 다닌다. 그런 생활에 만족해하던 어느 날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이번에는 마음까지 얽혀들었고 남자에게 집착하고 질투심을 느끼기도 한다. 결국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알고 지내던 남자 친구의 권유에 따라 '나'는 발리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 도착한 후 택시 기사를 비롯해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호텔 종업원인 와양과 관계를 맺게된 후에는 그와 조건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 차츰 '나'는 일본에서의 괴로웠던 일을 잊게 된다.

와양에게는 친구 유진과 그의 동생 토니가 있었다. 유진은 호주 스폰서를 갖고 있는 동성애자였고 토니는 벙어리였다. 토니는 '나'와 와양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토니가 어느 날 '나'의 손을 이끌어 데리고 가 낙조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의 얼굴에서는 환희의 표정이 떠올랐을 것이고, 토니가 원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음을 깨닫는다. 토니는 '내'가 와양에게서 얻은 성적 만족으로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다른 수단을 통해 '나'의 표정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가룽간 축제 기간 중 유진의 스폰서가 발리섬에 온다. 토니는 유진과 스폰서가 행위에 몰두해 있는 동안 방갈로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나'는 그런 토니를 위로한다. 

신들을 배웅하는 구닝간 기간이 오기 직전 토니는 죽는다. 유진은 토니가 귀가 들리지 않아 큰 파도를 타지 말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못했다며 오열한다. '나'에 대한 사랑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토니가 인어같다고 생각했기에 그가 죽어 바다에 녹아 <인어수프>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1987년에 씌여진 이 소설에서 야마다 에이미는 '시작은 늘 육체, 그런 후 마음' 이라고 말한다. 주인공은 육체적인 쾌락만을 추구하다가 한 남자와 마음이 얽혀들고 그로 인해 소유욕과 질투심에 사로잡혀 괴로워한다. 그녀가 도피처로 택한 곳은 신들의 나라 발리다. 인도네시아 본토와는 달리 대부분이 흰두교도인 그곳에서 주인공은 아무런 조건 없이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와양과 토니를 만난다. 와양은 주인공이 일본으로 돌아갈 것을 알지만 언제 돌아가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묻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소개시켜줄 뿐이고 그들은 주인공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준다. 한편 토니는 주인공을 사랑하면서도 원하는 것은 단지 환희의 표정을 보는 것이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인 발리에서 몸과 마음에 대해 생각한 주인공은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다.

 

발리섬, 특히나 우붓에 가면 일본인들이 무척 많다. 듣기로 몽키포레스트 거리의 건물은 소유주가 대부분 일본인이라 했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이번엔 호주인들 천지다. 그들은 파도를 타기 위해 발리로 온다. 

작년 10월경 발리 우붓에서 일주일을 지냈는데, 가보면 왜 그곳을 신들의 나라라고 하는지 알 수 있다. 집집마다 신들을 위해 올리는 향불과 제물이 놓여 있고 거리는 향냄새로 가득하다.

거품경기가 꺼지기 직전에 씌여진 이 소설은 몸과 마음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기의 일본인 여성 이야기이다. 내일 일본 대선에서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제 좀 더 집단적인 문제가 일본의 개인을 괴롭힐 것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7611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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