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00만년 전인 AD 1986년, 과야킬은 남미의 작은 공화국 에콰도르의 항구였다. 항구의 한켠에는 호텔 엘도라도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곳의 투숙객들은 '세기의 자연 유람' 여행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원래 갈라파고스는 '무가치한 곳'으로 인식 되고 있었는데 한 사업가가 수완을 발휘하여  '무한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사람들의 견해를 바꾸어 놓았다. 

당시 인간들은 수시로 견해를 바꾸곤 했는데 화폐의 가치에 대해서 견해를 갑자기 바꾸어 공황이 일어났다. 또 너무나 거대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100만년이 지난 지금의 인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곤 했다.

어쨌든 '세기의 자연 유람'은 유명 인사들이 참석하기로 한 덕분에 전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예약을 했다. 하지만 세계 경기가 불황으로 돌아서자 대다수의 사람들이 예약을 취소하였고 '다윈호'에 탈 사람은 얼마 남지 않게 되어 취소가 불가피해보였다. 그런데 그 때 파산한 페루가 에콰도르에 선전포고를 한 후에 폭격을 하는 사태가 일어났고 이 혼란통에 다윈호로 피신한 사람들이 갈라파고스로 준비되지 않은 항해를 하게 된다.

한편 갈라파고스를 제외한 전 세계에 인류의 난자를 갉아먹는 바이러스가 퍼져 인류는 멸종되고 갈라파고스에 도착한 사람들이 100만년이 지난 오늘날의 인류가 된다. 인류는 갈라파고스에 적응하면서 손이 퇴화되어 지느러미가 되고 두뇌는 헤엄치기 적당하게 유선형으로 바뀌면서 크기가 작아지고 만다. 

 

이러한 모든 일들의 기록자인 레온은 SF 소설가인 아버지가 생계는 책임지지 못하면서도 어머니를 업신여겼다고 생각하여 가출을 했고, 그 뒤에 해병대에 들어가 베트남전에 참전한다. 베트남에서 레온은 자기편 병사를 죽인 노파를 총으로 쏘아죽였인 후 그 마을에 살고 있는 남녀노소 모두를 무차별적으로 살육한다. 그 후 레온은 성병에 걸리고 병을 치료해주던 스웨덴인 의사가 자신의 아버지를 훌륭한 소설가로 알고 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린 후 스웨덴으로 정치적 망명을 한다. 그곳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던 레온은 다윈호를 용접하다가 철판이 떨어지는 사고로 목숨을 잃고 그 후로 유령이 된다. 그는 인간들의 본성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저 세상으로 떠나지 않고 다윈호와 갈라파고스를 살펴보았으며 그것을 기록한 것이다. 

 

커트 보네거트는 '모방을 불허하는 이 시대 최고의 풍자문학가', '환상의 세계를 창조하여 인류의 멸망을 경고하는 주술사', '20세기 포스트모던 시대의 마크 트웨인' 등 갖가지 찬사를 받으며 무라카미 하루키 등 다른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갈라파고스>는 인간이 거대한 두뇌를 갖고 있으면서도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한 결과 이성이 없는 동물과 같은 상태로 퇴화되고 만다는 풍자적인 이야기이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레온'은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자신의 동료를 잃고 그 복수로 죄없는 마을사람 전체를 몰살시킨 미군 병사다. 레온은 인간의 본성이 과연 무엇인지 알기 위해 기꺼이 100만년을 유령으로 떠돌고 그 결과 최후의 인간들이 멸종되고 신인류가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우수고객 초청행사가 있어 안성의 서일농원에 가게 되었는데 가는 차 안에서 읽었다. 서일농원은 <신들의 만찬>이라는 드라마 촬영 장소라고 하는데 장독이 2,000여개 늘어서 있는 것이 장관이었다. 그곳에서 나오는 음식은 달거나 감칠맛이 나지 않아 입맛에 맞는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남사당패의 공연까지 보고 오니 밤 10시가 넘었다. 피곤한 하루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72745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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