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노네 고만물상 (보급판 문고본)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25년 전부터 옛날 소품들을 파는 <나카노네 古만물상>, 그곳의 주인 나카노와 그의 누님 다미야, 아르바이트생 다케오와 화자 히토미가 그려내는 담백한 수채화 같은 이야기들이다. 열두 편의 에피소드들은 기승전결을 갖고 전개되는 것도 아니고 자극적인 소재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어느 날 오후 여느 평온한 가게에서 있었을 법한, 그냥 그런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그들 각각의 연애담이 끼어든다. 

부인이 있지만 세련된 사키코라는 여자와 불륜을 벌이는 나카노, 한때 자신이 차버렸던 이혼남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는 다미야, 괴롭힘을 당하다 새끼손가락을 사고로 잃고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버린 과묵한 나카노와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화자 히토미의 어설픈 연애담까지 각각의 연애는 또한 그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우연히 한 장소에 모인 사람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에 대해 궁금해하고 배려하고 걱정하는 것, 그리고 우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그것이 생계와 관련된 공간일 경우에는 말이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모두 <나카노네 古만물상>을 거쳐가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사장인 나카노마저  정식 앤티크 취급을 위해 가게를 그만 둔다. 그래서 그들은 우정으로 맺어질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본다.    


소설을 읽는 동안 시이나 깃페이가 내내 떠올랐다. 나카노 역으로는 시이나 깃페이 외에 누가 어울릴지 생각할 수가 없다.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큰 히트를 치지는 못하겠지만 고정팬을 확보할 것이 틀림없다. 소설 뒷 표지에 쓰여 있는 <마이 페이스 인생>이라는 말을 몇번이고 되뇌어 본다. 듣기 좋은 말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71263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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