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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토니 모리슨 지음, 김선형 옮김 / 들녘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뉴욕의 할렘, 50대의 화장품 외판원인 조 트레이스가 열여덟 살의 어린 애인 도르카스를 총으로 쏘아 죽인다. 조 트레이스의 아내 바이올렛이 질투심에 사로잡혀 도르카스의 장례식장에 찾아가 죽은 그녀의 얼굴을 칼로 난자하려다 제지당한 후 쫓겨난다.
쫓겨난 바이올렛은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말을 배운 앵무새를 날려보낸다. 조는 일을 그만둔 후 절망에 빠져 울기만 했고, 바이올렛은 도르카스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도르카스의 아주머니 앨리스 멘프레드를 찾아간 바이올렛은 처음엔 차가운 대접을 받지만 점차 둘 사이에 공감대가 싹트고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녀를 닮으려고 했던 처음의 감정이 점차 그녀를 안쓰러워하는 감정으로 변하고 나중에는 자신의 딸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소설은 조가 도르카스를 쏘아 죽인 현재의 사건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개개인의 삶을 보여주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도르카스의 친구인 펠리스의 이야기를 들려준 후 사건 당사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와 바이올렛이 처음으로 만난 순간, 바이올렛의 할머니가 돌보던 백인 아가씨와 흑인 사냥꾼 사이의 혼혈아 이야기, 혼혈아가 아버지인 사냥꾼을 죽이기 위해 찾아가던 길에 발견한 임신한 흑인 여자, 그리고 그녀가 낳은 아이가 바로 조였다는 것과, 조를 낳은 여자는 미쳐서 사람들을 피해 숨어살았고 조가 그녀를 세 번 찾아갔었다는 것 등을 작가는 일견 산만하면서도 정교하게 엮어나간다.
작가는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조가 도르카스를 죽인 일이 단순한 사건에 그치지 않고 각각의 과거와 관련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펠리스가 도르카스에 대한 회상을 끝내고 사건을 극복한 사람들의 평온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하나의 사건이 거침없이 서술된 후 재즈의 인터플레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독자는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가 없다. 화자가 누구인지, 누구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현재를 말하는지 과거를 말하는지 알기 어렵다. 소설은 재즈의 인터플레이를 듣는 청중 수준의 긴장을 요구한다. 그러한 긴장들은 각각의 이야기가 연관을 갖게 되는 순간 마치 불협화음이 미묘하게 화음으로 변하다가 멜로디라인을 형성하듯 긴장을 해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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