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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표적 ㅣ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2
로스 맥도날드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사립 탐정 루 아처가 샘프슨 부인으로부터 사건 의뢰를 맡는다. 샘프슨 부인은 남편 랠프가 전날 앨런과 함께 로스엔젤레스로 비행기를 타고 떠났는데 혼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며 현재 그가 있는 곳과 함께 사라진 사람의 신원을 밝혀달라고 한다. 랠프는 석유를 통해 많은 돈을 거머 쥔 자수성가형 인물이었고, 샘프슨 부인은 그의 후처였다.
아처는 비행기를 조종했던 앨런, 랠프의 딸인 미란다와 함께 랠프의 흔적을 뒤쫓는데 그 과정에서 미란다가 앨런에게 흠뻑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앨런은 랠프에게서 탐탁치 않은 평가를 받았고 앨런 자신도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한편 샘프슨 부인에게 아처를 소개시켜준 전직검사 앨버트 그레이브스가 미란다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상태였다.
아처는 미란다로부터 실종된 랠프가 점성술과 미신에 빠져들기 쉬운 타입으로 산 하나를 통째로 수상쩍은 수도사에게 증여한 전력이 있고, 자신의 방갈로를 페이 이스터브룩이라는 여자 배우의 조언에 따라 12궁도를 나타내는 형태로 개조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듣는다.
그리고 한 장의 편지가 날아든다. 편지는 랠프가 직접 쓴 것으로 좋은 건수가 있어 거래를 할 계획이므로 사람을 시켜 10만 달러의 현금을 준비하라는 내용이었다. 아처는 랠프가 납치당한 후 강박 상태에서 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한다.
점성술과 관련된 페이 이스터부룩에게 접근한 아처는 기회를 만들어 술취한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고 그곳에서 1만 달러 상당의 현찰과 손익계산서로 보이는 쪽지를 발견한다. 그리고 '미치광이 피아노'라는 술집이 수상한 장소로 부상하고, 그곳에서 베티 프레일리라는 이름의 마약중독자 피아니스트를 알게 된다.
페이 이스터부룩이라는 수상쩍은 여배우와 다량의 현금, 페이의 남편이라고 자처하는 냉혈한 트로이, 미치광이 피아노라는 술집과 베티 프레일리라는 마약중독자, 이러한 조각조각의 단서들을 수집하던 즈음 다시 편지가 날아든다. 이번의 편지는 노골적으로 랠프가 납치당했으므로 살리고 싶다면 10만 달러를 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아처는 샘프슨 부인에게 10만 달러를 준비하여 건내주도록 하고 돈을 가진 범인의 차를 추격한다. 하지만 범인은 패커드를 탄 여성에게 살해 당하고, 그 여성은 베티 프레일리였다. 살해된 사람은 에디 프레일리, 베티의 오빠였다.
그제서야 아처는 사건의 전모를 파악한다. 트로이는 범죄 조직의 두목으로 그는 페이와 수도사를 통해 랠프를 구슬러 산을 내놓게 하고, 그 산에 수도원 비슷한 건물을 지은 후 돈을 받고 밀입국자들을 들여오는 사업을 해왔다. 이 와중에 베티와 에디, 그리고 랠프 집안의 사정을 잘 아는 누군가가 랠프를 납치하기로 독자적인 계획을 세웠으나, 중도에 베티가 에디를 배신한 것이다. 아처는 제3의 인물이 다름아닌 앨런임을 알게 된다. 앨런이 아처의 추궁에 권총으로 답을 하려는 순간 앨버트 그레이브스가 앨런을 사살한다.
베티가 트로이에게 꼬리를 밟혀 고문당한 후 10만달러와 랠프의 행방을 실토하고, 이를 엿들은 아처는 앨버트 그레이브스를 통해 지원을 요청하고 자신도 랠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숨어있던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한 후 뒤늦게 도착한 앨버트가 아처를 깨운다. 깨어난 아처는 랠프가 이미 숨져 있고, 그 시신이 따뜻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처는 명사수인 앨버트가 앨런의 머리를 겨냥하여 사살한 것이 단지 삼각관계에서 온 질투심만은 아니었으며, 랠프를 죽인 것도 그가 죽게 될 때에 막대한 이득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자각한 앨버트의 짓임을 깨닫는다. 앨버트는 모든 범행이 완전범죄였고, 증거도 없었으나 아처가 깨달았다는 사실에 자신의 정직성을 북돋워 자수한다.
로스 맥도널드의 본명은 캐네스 밀러(Kenneth Millar)로 1938년(23세)에 추리작가인 마거릿 밀러와 결혼, 교직생활을 하면서 단편소설과 시를 썼으며 1945년에 <여자를 찾아라>가 단편 추리소설 응모에 당선되며 작가 생활을 시작한다. <움직이는 표적(The Moving Target,1949)>는 루 아처(Lew Archer)가 최초로 등장하는 시리즈로 1976년의 제 20번째 시리즈 <푸른 망치(The Blue Hammer)>까지 이어진다. '현대 추리소설을 창시한 작가는 더쉴 해미트, 발전시킨 작가는 레이먼드 챈들러, 세련화한 사람은 로스 맥도널드' 라는 평이 있듯이 로스 맥도널드는 하드보일드 계보를 계승한 작가로 평가 받는다.
깡패들과 매음부들, 나쁜 놈들과 어수룩한 놈들 - 나는 그들과의 공모자였고, 부정한 침실의 열쇠구멍을 들여다보는 사립탐정이었고, 의처가의 밀고자였으며, 칸막이 벽 뒤에 스며드는 비열한 놈이었고, 일당 50달러면 아무에게도 총잡이로 고용되는 그런 놈이었다.(67p)
흠씬 두들겨 맞은 후 아처가 속으로 읇조리는 대사이다. <움직이는 표적>은 더쉴 해미트와 레이먼드 챈들러의 그림자가 아직은 완전히 걷히지 않은 초기작이나 개성 넘치는 루 아처의 활약을 선보임으로서 이후 이어질 20편의 루 아처 시리즈의 성공에 기여한 수작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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