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한 이치
코니 팔멘 지음, 이계숙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마리 데니트는 1980년 자신이 아르바이트 하는 서점에서 점성술사를 만난다. 작가가 되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 믿고 있는 마리는 점성술사의 예언에 매혹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두번째 남자는 간질병환자로 토마스 만의 <마의 산>에 대한 세미나에서 만나게 된다. 간질병환자는 자신의 질병을 자랑스러워 했고 마리의 피부병이 갖고 있는 은유와 상징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준다.

세번째 남자는 마리가 푸코에 매료되었을 때에 만난 철학자였고, 네번째 남자는 철학자의 소개로 만나게 된 신부이다. 신부는 마리가 푸코보다는 데리다쪽에 가깝다며 추근댔고 마리는 불구인 신부의 몸을 성적으로 충족시켜준다.

다섯번째 남자는 물리학자로 유부남인 그와 바람을 피운다.

여섯번째 예술가와의 사랑이 자기파괴적으로 끝난 후, 점성술사가 사고로 죽고 마리는 점성술사의 아버지인 정신과 의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20대의 여대생 마리 데니트가 1980년부터 1986년까지 자신의 지적 욕구를 남성들과의 만남을 통해 해소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그녀의 지적 관심과 수준이 변화함에 따라 그녀가 만나는 남자들의 직업과 분야도 달라진다.

소설은 다분히 관념적이고 의식의 흐름을 따라 이리 저리 옮겨 다닌다. 철학자들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지만, 그 폭과 깊이는 소설에서 장식의 역할 이상이 아니다.

작가는 다분히 <마의 산>을 뛰어넘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었고, 그 작품에 어느 정도의 불만도 갖고 있었지만 <자명한 이치>는 <마의 산>이 이룬 문학과 철학의 지적인 융화를 이루어내지 못한다. 

지적 욕구와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주인공 마리의 남성 편력이 명품과 신상에 매료되는 여성의 행태와 별반 다르게 읽히지 않았다. 양자 모두 자신을 대상화 한다는 것에는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593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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