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립 세이카 여자 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마에시마는 양궁부 고문을 맡고 있다. 최근 들어 그에게 세 차례 살해 위협이 가해진다. 전철 승강장에서 밀려 떨어졌을 때에는 기연가 미연가 했지만 샤워 중 감전사할 뻔한 사건과 머리 위로 떨어진 화분 사건이 겹치자 살해 위협이 현실감 있게 다가 온다. 

그러던 중 교사 무라하시가 탈의실에서 청산가리로 독살된다. 탈의실은 밀실이었고 이 사건으로 다카하라 요코가 의심을 받는다. 요코는 최근 무라하시에게 담배 피우는 현장을 발각 당해 강제로 머리카락을 잘리웠다. 마에시마는 요코가 자기에게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던 사건을 떠올리며 무라하시를 살해한 것이 요코가 아니었을까 희미한 의심을 품는다. 하지만 수재인 호조 마사미가 열쇠를 통째로 바꿔치는 수법으로 밀실 트릭이 파해됨을 밝혀내자 요코는 알리바이가 입증된다.

약 10일 후 축제 이번에는 교사 다케이가 살해당한다. 마에시마가 분장하기로 한 삐에로 역할을 다케이와 바꾸어 했던 것인데, 소품인 술병이 바꿔치기 되어 청산가리에 중독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교사인 아소 교코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아소 교코는 최근 교장이 며느리로 삼겠다는 의중을 비친 이후 자신의 남성 편력을 알고 있던 마에시마를 걸림돌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아소 교코는 죽은 무라하시의 주머니에서 나온 어떤 물건 때문에 협박을 받아 진범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마에시마에 대한 네 번째 위협이 가해진다. 맹렬한 기세로 돌진해온 차가 마에시마를 죽이려는 순간 다행히 요코가 오토바이로 마에시마를 구해준다.

마에시마는 형사 오타니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뜻 밖의 인물이 범이이었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다. "여고생들은 어떤 경우에 사람을 미워할까"라는 질문에 오타니는 "애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아름다운 것, 순수한 것, 거짓이 없는 것...좀더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추억이나 꿈...반대로 말하자면, 이런 것들을 부수려고 하는 사람,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을 가장 증오한다"는 말을 한 것이다.

마에시마는 가나에에게 준 화살이 게이에게 준 화살이었다는 걸 발견하고, 합숙훈련 중 에미가 자위하는 것을 무라하시와 다케이가 우연히 보게 된 후 그들의 시선에서 수치심을 느낀 에미가 게이와 공모하여 살해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에시마는 '너희들에게 가르칠 건 이제 없어'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학교를 떠날 결심을 굳힌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만취한 그날 밤, 마에시마는 낯선 남자에게 습격당해 칼에 찔리고 그 남자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자신의 아내 에미코의 목소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공식 데뷔작이자 1985년 제 31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이다. 최근의 작품과 견주어 세련된 분위기는 없지만 깔끔하고 담백한 느낌으로 1985년 당시의 여고 분위기를 충실히 표현하고 있다.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방식은 매끄럽고 범행 동기에 관해서도 여고생 나이때에 소중히 여기는 것과 결부시킴으로서 학원물로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가가 교이치로를 언뜻 연상케 하는 마에시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데, 마에시마는 이후 작품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듯 하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이시이 다카시 감독의 <고닌 五人>의 음울한 첫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약간 충격적인 결말이었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574183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