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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의 노예들 - 잭 런던, 보르헤스 기획 세계문학전집 01 ㅣ 바벨의 도서관 29
잭 런던 지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김훈 옮김 / 바벨의도서관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마푸이의 집>
히쿠에루 환초의 마푸이가 대단히 귀한 진주를 발견하자 라울이 진주를 사고자 한다. 마푸이는 흥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은 집이라면서 집에 대해서 설명할 뿐이다. 라울 역시 진주의 값어치를 잘 몰랐기 때문에 거래는 금세 결렬되고 만다.
얼마 후 토리키가 마푸이에게 진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푸이에게 받을 빚이 있었던 토리키는 마푸이에게 반강제로 진주를 빼앗은 후 빚을 탕감해 주겠다고 말한다. 진주를 빼앗기다시피 한 마푸이를 가족들은 바보라 부르며 원망한다. 토리키는 진주를 매우 비싼 값으로 레비에게 넘긴다.
잠시 후 허리케인이 닥쳐 와 섬 전체를 강타하여 섬이 물에 잠겨 수많은 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는다. 마푸이의 어머니 나우리 역시 물에 빠졌다가 우연히 레비의 시체를 보게 되고 진주를 되찾아 온다. 라울은 진주를 집짓는 비용에 천 프랑스 달러를 더해서 사기로 하고, 나우리는 흡족해 한다.
<삶의 법칙>
코스쿠시 노인은 시력이 약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 손녀인 시트컴투하가 개들의 어깨에 굴레를 씌우는 소리가 들리고, 아들이 다가와 곁에 땔나무가 있음을 상기시켜주며 눈이 오니 떠나겠다고 말한다. 코스쿠시는 어느 해 겨울 자기가 아버지를 클론다이크 오지 지방에 버렸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늑대에게 쫓겨 죽음이 예정되었음에도 필사적으로 저항했던 사슴에 대해서 생각한다. 코스쿠시는 잠깐 아들이 자신을 데리러 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일순간 늑대가 주변에 있음을 깨닫는다. 불이 붙은 나뭇가지를 빼들던 코스쿠시는 어째서 삶에 연연하는지 자문한 후 나뭇가지를 눈밭에 떨어뜨린다. 피로감을 못 이겨 무릎에 머리를 떨어뜨린 코스쿠시는 이런 게 삶의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잃어버린 체면>
인디언들을 지배하고 군림했던 수비엔코프는 그들의 반란으로 잡힌 신세가 되었다. 카자흐 출신의 거인 이반이 고문당하는 것을 본 수비엔코프는 용감하고 의연하게, 웃음을 머금고 농담을 하면서 여유 있기 죽고 싶다고 생각한다.
수비엔코프는 추장에게 어떤 무기에도 상처를 입지 않게 해줄 약을 만드는 조제법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추장은 목숨을 살려주겠다며 조제법을 알려달라고 하지만 수비엔코프는 목숨 뿐만이 아니라 갖은 재물과 추장의 딸까지 달라고 한다. 결국 추장은 이에 응낙하고 수비엔코프는 약물의 효능을 시험해 보라며 자신의 목을 도끼로 내리치라고 한다. 수비엔코프는 고문 당하지 않고 원하는 죽음을 얻을 수 있었고, 추장은 원래 이름 마카무크가 아니라 <잃어버린 체면>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마이더스의 노예들>
부유한 에벤 헤일에게 어느 날 <마이더스의 노예들>이라는 단체로부터 편지가 온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적 프롤레타리아의 일원으로 에벤 헤일에게 이천만 달러를 요구하며 만일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자신들의 진지함을 알리기 위해 누군가를 살해하겠다고 말한다. 에벤 헤일이 요구사항을 무시하자 그들의 경고대로 한 사람이 살해 되었고, 계속되는 거부에 살인도 계속된다. 에벤 헤일은 압박감을 느껴 경호를 강화하고 경찰에 도움을 청하지만, 그들은 사회 곳곳에 암약하는 조직원이 있는지 자신들의 경고사항을 실행해 가고 잡히지도 않는다.
그들은 에벤 헤일에게 자살을 하더라도 자신들의 요구 사항은 가족에게 유효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에벤 헤일은 자신의 전 재산을 자신의 오른팔인 웨이드 에츨러에게 유산으로 남기고, 웨이드 에츨러 역시 이상의 이야기를 유언으로 남긴 채 자살하고 만다.
<그림자와 섬광>
로이드 인우드와 폴 티츨론은 생김새가 비슷했고, 모든 분야에서 서로 경쟁하는 사이였다. 하루는 강에 잠수하여 오래 버티는 내기를 했는데, 둘 다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인데도 먼저 물 밖으로 나가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들은 나란히 화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물질을 투명하게 하는 연구 주제를 두고 경쟁한다. 폴은 물질의 분자 구조를 변형하여 투명하게 하는 방법으로 접근하였고, 로이드는 극한의 검은색을 발견하여 물질이 보이지 않게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폴은 물질을 투명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물질에서 무지개빛 섬광이 나타나는 것만은 어쩔 수 없었고, 로이드는 극한의 검은색 도료를 만들어내 물질에 칠한 후 보이지 않게 만들수는 있었지만 그림자가 생기는 문제는 극복하지 못했다.
어느 날 섬광 상태가 된 폴과 그림자만 있는 로이드가 테니스장에서 만나 싸움을 벌여 서로를 죽이는 지경에 이르고, 둘의 연구 성과도 함께 사라지고 만다.
1994년 대학교 1학년 때 <강철군화>를 통해서 잭 런던을 처음 알게 되었다. 혁명가 어니스트 에버하드와 가상의 시카고 코뮨 이야기로 "너희 혁명분자들을 우리의 강철 뒷굽으로 갈아서 뭉갤 것이다"라는 지배계급의 섬찟한 대답이 기억난다.
그러다가 1997년 무척 더웠던 여름날로 기억되는데, 인하대학교 생활도서관에서 책을 한무더기 내버린다고 하여 도와주러 갔던 일이 있다. 그 책들 중에서 책배에 곰팡이가 조금 핀 <마틴 에덴>을 주워서 읽게 되었다. 그 후로 나는 피츠제랄드의 <위대한 개츠비>와 <마틴 에덴>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연애의 전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보르헤스가 기획한 세계문학전집의 제1권으로 보르헤스의 간략한 해설이 덧붙어 있고, <강철군화>나 <마틴 에덴>과는 또 다른 성격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잭 런던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 작가이기도 했지만 <화이트팽>이나 <바다의이리>와 같은 부류의 소설도 썼고, 한때는 우리나라에 동화작가로 소개되기도 했었다.
그의 자전적 소설인 <마틴 에덴>에서 주인공이 자살을 하고, 그 역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공식 사인은 요독증이라고 한다) 보르헤스 역시 해설에서 잭 런던이 자살한 것으로 쓰고 있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55509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