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하드 럭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요시토모 나라 그림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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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여자가 생겨 오래도록 집을 비웠던 아버지가 '나'에게만 비밀리에 유산을 남기고 죽었다. 낳아준 엄마는 아니지만 제법 사이가 좋았던 엄마는 유산이 탐이 나서 인감과 통장을 훔쳐 도망갔다. 엄마가 이사간 곳에 찾아가 빈집에 들어가 어이없을 정도로 순조롭게 인감과 통장을 되찾은 후 천만엔은 엄마 앞으로 보내고 천만엔은 '나'의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한다.

한동안 비즈니스 호텔에 머물다가 친구의 친구인 치즈루의 권유로 함께 살게 된다. 치즈루는 유령을 보기도 하고, 그 존재를 느끼기도 했으며, 동성애자였다. '나'는 치즈루가 원했기 때문에 그녀와 관계를 맺는다. 함께 살아가던 어느 날 슬슬 혼자 생활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고, 마침 싸고 좋은 집을 발견했기 때문에 치즈루에게 이야기를 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날, 치즈루는 떠나는 '나'를 보고싶지 않아 먼저 내렸고, 그렇게 헤어졌다.

치즈루와 통화한 후 다른 친구와 전화한 '나'는 치즈루가 화재로 숨졌고, 내가 통화한 것은 숨진 이후 유령이 된 치즈루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후로 '나' 역시 치즈루 처럼 죽은 영혼이라든가 어떤 기운이라든가 하는 것을 보거나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여행 중 호텔에서 여자 유령을 보는데, 그녀는 유부남과 동반자살 하려고 계획했지만 남자를 살리고 싶어서 자기 몫보다 더 많은 수면제를 먹어 홀로 죽은 여자였다. 호텔 종업원은 유령의 출현에 대해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며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자기가 거처하는 방에 '나'를 재워준다. 다음 날 아침이 되고 전날 있었던 일은 아무렇지도 않은 느낌이 든다. '나'는 <이거야 말로 원나잇 스탠드......>라고 중얼거리며 혼자 웃는다.

 

<하드 럭>

결혼을 위해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려고 매일 철야를 해가며 인수인계 작업을 하던 언니가 뇌출혈로 쓰러진다. 대뇌에 심한 손상을 입고, 부종의 압박을 받은 뇌간이 점차 제 기능을 잃어가서 식물인간보다도 심각한 상태가 되고 만다. 약혼자였던 남자는 충격을 받아 집으로 내려가 버렸고, 그의 형 사카이 씨가 언니의 병상을 찾는다. 사카이씨는 태극권 중에서도 특수한 유파의 선생으로 그 사상과 실천을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머리를 기르는 괴짜같은 남자이다.

괴짜에 약한 나에게 언니는 사카이씨를 소개시켜주지 않았고, 이제는 사카이씨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리고 사카이씨도 나를 보기 위해 병문안을 왔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언니의 위중한 상태와 그런 상황에서의 연애가 부담스럽다. 그리고 '나'는 곧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얼마 후 언니의 몸에 연결되어 있던 인공호흡기를 떼어 내고 사망을 확인한 후 장례를 치른다. 언니의 남편이 될 사람은 장례식에 참석해서 아버지에게 얻어맞은 후 장례를 거들었다.

'나'는 언니가 편집한 MD에 수록된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와 아라이 유미(마츠토야 유미)의 <길 떠나는 가을>을 사카이와 함께 걸으며 듣는다. 사카이는 나중에 이탈리아로 놀러 가겠다고 말한다.

 

죽음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이다. 자신이 떠난 뒤 불의의 화재 사고로 죽어버린 치즈루와 그녀에 대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첫번째 이야기 <하드보일드>. 몸은 죽어버렸지만 영혼은 아직 죽지 않은 언니, 그리고 그 언니가 죽고 있다는 사실로 지금 이 시간과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두번째 이야기 <하드 럭>.

두 이야기 모두 화자가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쳐다보면서 이야기하듯 진쟁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슬픈 예감> 이후 두 번째다. 두번 다 잔잔한 느낌 외에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요시모토 나라의 귀여운 그림이 책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는 점은 고맙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책을 사는 이유 중 반은 요시모토 나라의 귀여운 그림 때문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55210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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