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워치 - 상 밀리언셀러 클럽 26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지음, 이수연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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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고대 어느 시기에 사냥감들의 주의를 돌리거나 전사들의 힘을 북돋우던 샤먼 중 일부가 어스름이라는 시공간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다. 그들은 어스름의 영역에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을 해낼 수 있었고, 능력이 뛰어난 자들은 어스름의 영역에서 더 깊은 어스름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다. 그들은 '다른 존재'로 불렸다.

어스름의 영역에서 능력을 사용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영향을 미쳤다.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태도 차이로 '다른 존재'들은 빛의 진영과 어둠의 진영으로 나뉘어져 전쟁을 벌였다. 각 진영은 자신들의 신념을 현실 세계에서 실현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혁명이 일어나거나 전쟁이 벌어졌다. 두 진영은 비극적 종말을 막기 위해 협상을 진행시켰고 그 결과 상대 진영에 대한 적대 행위,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의 범위에 관한 경계를 상정하고 이를 철저히 지키기로 협약했다. 빛의 진영은 '야간경비대(Night Watch)'를 만들어 어둠의 세력을 감시하고, 어둠의 진영은 '주간경비대(Day Watch)'를 만들어 빛의 세력을 감시한다.

 

<나만의 운명>

주인공 안톤은 중급 수준의 능력을 지닌 빛의 경비대원으로 사무요원이었으나 스승인 보리스 이그나치예비치(치프)의 명에 따라 야전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엄청난 크기의 저주 기둥을 머리 위에 달고 있는 여성 스베틀라나를 지하철에서 발견하고 구해주려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역사를 빠져 나온 안톤은 아직 어린 예고르라는 '다른 존재' 소년을 여자 흡혈귀로부터 구해 낸다. 

엄청난 크기의 저주 기둥이 곧 폭발을 일으킬 것이 예견되자 안톤은 올빼미 형상을 한 올가라는 요원과 함께 그녀를 찾아 나서는데, 안톤과 대화를 거듭할수록 저주 기둥이 사그러드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소년 예고르에 대한 위해 시도가 계속되고 결국 주간경비대와 야간경비대가 전투에 이르게 된다.

야간경비대는 주간경비대의 치프인 자불린 등과의 전투에서 한시적인 승리를 한다. 안톤은 스베틀라나의 저주 기둥을 만든 이가 암흑쪽 주술사가 아니라 스베틀라나 자신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그런 잠재적인 능력이 향후 두 경비대 진영 전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을 예측한 자불린이 예고르라는 매개변수를 끼워 넣어 혼동을 주려 했었던 것이다. 

 

<아군 속의 아군>

어둠의 세력 일부가 부정기적으로 살해되자 주간경비대는 야간경비대측에 이를 정식으로 문제 삼는다. 야간경비대 측도 내부 소행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는데 뜻밖에 알리바이가 전혀 없는 인물은 안톤 한 명 뿐이다. 야간경비대가 안톤을 범인으로 몰아세울 경우 안톤의 기억을 통해 주간경비대의 중요 기밀이 누출될 것이 우려되어 치프는 안톤을 여성요원 올가의 몸과 뒤바꾸고 스베틀라나와 함께 할 것을 요구한다. 스베틀라나와 함께 있는 동안 다음 살인이 일어나면 안톤은 누명을 벗으리라는 생각이었으나 기대와 달리 또 다시 어둠의 세력 구성원이 살해당하고 안톤은 자불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안톤이 억울하게 붙잡힐 경우 스베틀라나가 성장 도중 전투에 참가하여 일이 잘못될 것이 예상되자 진범이 잡힐 때까지 안톤은 도피를 계속한다. 마침내 야간경비대는 진짜 범인이 막심이라는 인물로 부정기적 능력 표출자임을 밝혀낸다. 또 한번의 작은 승리를 기뻐하는 안톤에게 치프는 이 모든 계획이 주간경비대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 모든 것은 스베틀라나의 등급 상승을 위한 아군측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오직 내 사랑을 위하여>

스베틀라나와 운명으로 묶인 안톤은 언젠가 그녀가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고 헤어지게 될 운명임을 알고 괴로워한다. 게다가 스베틀라나의 부정을 목격하기까지 하자 안톤은 그녀와의 엇갈릴 운명을 괴로워하며 홀로 모스크바로 돌아간다. 본부에서 꾸미고 있는 계획이 전령꾼이 가지고 온 분필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 안톤은 조사를 거듭하고, 그 결과 스베틀라나가 그 분필로 새로운 운명을 쓰려함을 알게 된다. 그 분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여마법사에 한정되고 스베틀라나가 그 여마법사로 낙점되어 수년간 양 진영이 전투를 벌여온 것이었다. 새로운 미래를 쓰려하는 야간경비대와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주간경비대가 조우한 장소에 안톤이 나타난다. 안톤이 스베틀라나를 저지하기는 커녕 아무 짓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은 운명일 뿐이라고 말한 이후 스베틀라나 역시 분필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서 어둠의 세력 승리로 끝이 난다. 그러나 스베틀라나가 떨어뜨린 분필이 반토막인 것을 안톤이 보게 되고 치프는 인간세상의 미래를 위해 분필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하나뿐인 연인 올가의 복권을 위해 다른 장소에서 분필을 사용했고 한바탕 소동은 교란을 위한 것이었음을 고백한다.

 

판타지 소설의 완성도는 무엇보다 작가가 만들어낸 독자적인 또 하나의 세계가 얼마나 완결적인 구조인가 하는데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지의 제왕>은 하나의 전형을 창출하였고, 70년대 부터 개정이 거듭되고 있는 <던전 앤 드래곤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때 Sony Online Entertainment 사의 <Everquest>에 빠져들었던 때가 있었다. 또 다른 세상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또 다른 자아를 선물해주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

 

러시아 판타지라는 것에 무척 호기심이 동해서 읽기 시작했다. 빛과 어둠의 세력으로 나뉘어 있긴 하지만 그것은 구분을 위한 기호에 불과하고 실제 어느 편이 옳은지, 그리고 선한지는 알기가 어렵다. 게다가 그들의 행동이 인간 세상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할 때에는 더욱 답하기가 어렵다. 바로 그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기회가 된다면 시리즈의 나머지 두 편도 읽어볼까 한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4831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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