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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법칙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35
러셀 뱅크스 지음, 안명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열네 살인 주인공 채피는 다섯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여덟 살 때부터 양부와 함께 살고 있다. 양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엄마는 채피가 대마초에 중독되어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않는 불량소년 취급을 할 뿐이다. 어느 날 집 안을 뒤지다가 주화를 발견하고 전당포에 팔아 대마초를 구하는데, 이 사실이 들통나 집에서 쫓겨 난다.
채피는 친구 러스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는데 그곳은 '애디론댁 아이언'이라는 폭주족들이 거처이기도 하다. 폭주족들은 술과 마약에 절어 하는 일 없이 빈둥댔는데 어느 날 쇼핑 센터에서 가전제품들을 훔치기 시작한다. 러스는 그들이 훔친 가전제품을 다시 훔쳐 파는 계획을 세우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아파트는 화재에 휩싸이고 만다. 폭주족들의 두목격인 브루스는 채피를 구하려다 사망하고, 러스와 채피는 이모부가 관리해주는 별장을 몸을 피신한다. 그곳에서 채피는 자신의 이름을 본으로 개명하고 팔에 뼈 문신을 세긴다.
한동안 별장에서 지내던 둘은 지루함을 못 이겨 삐걱대기 시작하고 마침내 러스가 본을 남겨둔채 이모집으로 돌아가버리자 본 역시 집으로 돌아가지만, 알콜 중독이 되어 폐인처럼 되어버린 양아버지와 본의 등장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엄마가 기다릴 뿐이었다.
다시 집을 나온 본은 아동 포르노업자 버스터로부터 로즈라는 여자애를 구해낸 후 한 때 머물렀던 버려진 스쿨버스로 돌아가다. 그곳에서 아이맨이라는 자마이카인과 지내게 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고 아이맨을 정신적 스승으로 생각하게 된다.
로즈를 집으로 돌려보낸 후 아이맨과 자마이카로 떠나 그곳에서 대마초를 채배해 팔며서 지낸다. 그리고 우연히 아버지와 재회하는데 벅찬 감격도 잠시 뿐, 아버지 역시 자신의 생활에 골몰할 뿐이었다. 수상한 매춘 소굴인 '스타포트'라는 저택에서 아이맨과 아버지의 애인 이브닝스타의 불륜 사실을 아버지에게 말한 직후 아이맨이 대마초 상인에게 피살당한다.
또다시 홀로 남겨진 본은 이브닝스타와 성관계를 통해 아이맨을 배신한 것 같은 기분을 떨쳐내려 하고, 자마이카에서의 생활을 끝낸 후 미국으로 돌아간다.
롤모델도 없고 자신을 지켜줄 어떤 것도 갖지 못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이다. 친아버지는 마약과 여자에 빠져 본을 버렸고 양아버지는 어린 시절 성추행을 일삼았으며, 엄마로부터는 무관심과 몰이해로 괴로움을 당한다. 겉으로는 화려한 언변과 친절한 태도를 갖춘 버스터는 사실상 아동포르노업자이고, 로즈의 엄마 역시 자신의 딸을 돈에 팔아버린 비정한 어른이다.
본이 사랑한 어른들도 불합리한 일면을 갖고 있다. 부르스는 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버리지만 마약에 절은 좀도둑일 뿐이고, 아이맨 역시 말과는 달리 이브닝스타와 관계를 맺고 대마초를 팔며 돈을 벌기 위해 집착하는 수상한 일면이 있다. 다만 본이 아이맨을 스승처럼 여기는 이유는 그만이 본을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모든 결정은 본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말하며 존중해주기 때문이었다.
더 나쁜 짓을 하지 않기 위해 사소한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본은 결국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외에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롤모델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배울 것을 보여 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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