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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ㅣ 펭귄클래식 36
다니엘 디포 지음, 남명성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1632년 요크시에서 태어난 독일계 로빈슨 크루소(크로이츠나엘)은 일찍부터 방랑에 대한 동경에 사로잡혀 배를 타고 항해하기를 소원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에게 '인생의 재앙은 상류층과 하류층에만 나타나는 것이고 중류층은 심신이 편안하다' 면서 물려주는 재산을 받아 중류층으로 평범하게 살아가길 권한다.
하지만 몰래 집을 도망쳐 나와 항해에 나선 로빈슨 크루소는 배가 난파되고 무어인에게 사로잡히는 등 불길한 출발을 한다. 탈출한 후에 브라질로 건너가 부유한 농토를 소유하게 되지만 방랑벽이 다시 그를 사로잡아 1659년에 다시 항해에 나서는데 카리브 해에서 폭풍을 만나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다. 천만 다행으로 난파한 배 역시 섬으로 떠밀려와 총과 화약, 약간의 음식과 도구들을 가지고 생존하기 시작한다. 집을 만들고 앵무새와 양을 길들이고 농사를 짓는 등 생존을 해나가면서 때때로 하나님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그는 절해고도에 자신이 처한 것이 어찌 보면 불행이지만 모든 선원들이 다 죽고 자신만 살아남은 점이나 배가 섬으로 떠밀려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확보한 것 등은 하나님의 은총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배를 만들어 탈출할 궁리도 해보지만 조류가 거세어 포기하고 섬에서의 생활에 자족할 무렵 우연히 사람 발자국을 발견한다. 섬의 반대편을 관찰한 결과 식인 풍습이 있는 야만인들이 이따금 섬으로 포로를 데려와 잡아먹곤 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로빈슨 크루소는 분노하며 그들을 죽여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그들 역시 하나님의 계획 중 일부라서 자기가 그들을 죽여선 안되는지 고민한다.
야만인이 또다시 섬에 들어온 어느날 로빈슨 크루소는 야만인 중 한 명을 구해주고 야만인은 로빈슨 크루소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그들이 만난 날이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로빈슨 크루소는 야만인에게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에게 말과 성경 말씀을 가르친다.
어느날 반란을 일어난 상선이 섬에 정박하고 로빈슨 크루소는 죽을 위기에 처한 선장을 구해준 뒤 배를 타고 영국으로 되돌아간다. 브라질의 농장 재산이 믿을 만한 사람들에 의해 잘 보존이 되어 큰 이윤마저 얻게 되자 로빈슨 크루소는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게 적절히 재산을 배분해주고 또다시 자신이 살던 섬으로 항해를 떠난다.
15세기 초부터 17세기 초까지를 흔히 대항해시대라고 한다. 이 시기에 거의 대부분의 항로가 개척되고 약탈을 통한 자본의 본원적 축적이 이루어진다. <로빈슨 크루소>는 이러한 시기 부르주아의 세계관을 반영한 소설이다. 시민계급들은 부를 축적하는 한편 봉건영주들에게 권력을 요구하기 시작하였고 국교도에 대항하여 신앙의 자유를 획득하고자 한다. <로빈슨 크루소>는 이런 시기에 King's English가 아닌 Cockney로 쉽게 쓰여졌기 때문에 시민계급에게 인기가 있었고 학생과 선원들 사이에서 널리 읽혀 국민문학가로 지칭되었다고 한다. 또한 자본주의적인 경제관념을 작품 전반에 드리우고 있어 자본주의 사회의 태동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원제 <요크의 선원 로빈슨 크루소의 생애와 그의 신기하고 놀라운 모험>, 흔히들 줄여서 <로빈슨 크루소>로 부르는 이 소설은 어릴 적에 축약본으로 누구나 읽었을 소설이다. 다 큰 지금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꽤나 새롭다.
7년 뒤에 나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처럼 날카로운 사회비판은 덜하지만 사실적인 묘사들은 문학사적 의의도 크다고 한다. 어쨌든 '난파와 생존' 이라는 모티브 만으로도 <로빈슨 크루소>는 가치가 있는 것 같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36566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