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의 기사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어느날 벤치에서 잠이 깬 주인공은 자신이 기억상실증에 걸렸음을 깨닫는다. 골목길에서 기둥서방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던 이시카와 료코라는 아가씨를 도와준 주인공은 그녀와 함께 모토스미요시로 이사하고, 그곳에서 불안하지만 행복한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료코는 주인공에게 이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이시카와 게이스케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녀는 게이스케가 혹시라도 과거의 기억을 찾을까봐 전전긍긍하는데 게이스케에게 아내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료코는 케이크 가게에서 일하고 게이스케는 공장에서 단순 노동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저녁이 되면 찻집에 가서 둘만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게이스케가 어느날 집에서 운전면허증을 찾아내면서 불행이 시작된다. 기억상실 후에 거울 속에서 자신의 얼굴이 새빨간 멜론과 같이 보이는 환시를 체험한 후 게이스케는 거울을 못 보면서 살아왔다. 이제는 자신의 얼굴과 본명(마시코슈지益子秀司)을 알게 된 것이다.

게이스케는 지나다가 본 점성술 간판을 기억해 내고 그곳에서라면 자신의 과거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가 본다. 과거를 알아 낼 수는 없었지만 특이한 성(姓)을 갖고있는 사내와 친구가 된다. 그의 성은 당사자가 밝히기로는 미타라이라고 읽지만 '御手洗' 라는 한자는 읽기에 따라서는 '화장실을 씻다' 정도의 뜻이 된다. (나중에 그의 이름이 기요시, 즉 한자로는 潔로 밝혀져 '화장실을 깨끗히 청소하다'가 된다)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특이한 성격의 미타라이이지만 진솔한 성품에 끌린 게이스케는 그와 친구가 된다.

운전면허증의 주소로 우여곡절 끝에 찾아가본 게이스케는 그곳에 최근에 이사온 아주머니로 부터 주소를 하나 받게 되고 그 주소로 찾아가 본 게이스케는 놀라운 과거를 알게 된다. 아내의 일기를 발견한 게이스케는 아내가 이하라라는 인물에게 걸려들어 갖은 능욕을 당한 후 결국 아이와 함께 살해당했음을 알게 된다. 게이스케는 자신의 기록을 통해 이하라의 동료이자 야쿠자였던 야마우치를 살해하고 이하라 역시 살해하려다가 도리어 함정에 빠져 폭행당했으며 그 결과 기억상실에 걸리게 되었음을 알게 되고 복수심에 이하라를 죽이려는 계획을 준비한다.

 

<이방의 기사>는 시마다 소지가 1979년에 완성한 최초 작품이지만 9년이나 지난 후에 발표 되었다. <점성술 살인사건>의 커다란 성공 뒤에 발표되었는데 작가가 처음 쓴 소설이라 그런지 거칠고 불완전한 면이 많다. 기억상실에 걸린 게이스케에게 료코 일가족이 거짓된 과거를 심은 후 이하라를 대리살해하려는 계획은 당시로서는 무척 참신한 아이디어임에 틀림 없다. 또한 갖가지 장치들도 세심하게 고민한 흔적은 보인다. 그렇지만 실행 상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너무 우연에 기대어 해결하는 면이 많다.  또 미타라이가 사건의 이면을 알게 되는 과정도 탐문에 의지한다거나 비약을 통해 접근하고 있어 '추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미타라이와 이시오카가 최초로 만난 작품이고 198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5위, 독자 선정 '가장 재미있는 미타라이 시리즈'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360372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