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말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순홍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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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라는 커피숍에서 토머시나 앤이라는 아가씨와 루이지라는 아가씨가 싸움을 벌인다. 둘 사이를 갈라 놓았을 때 루이지의 손에는 토머시나의 머리칼이 한 움큼 뽑혀 있었으나, 토머시나는 그리 아프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토머시나 앤의 사망 기사가 신문에 실린다.

한편 데이비스라는 이름의 여인이 폐렴에 걸려 임종이 다가오자 고먼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한다. 그녀는 신부에게 자신이 알게된 악행의 흔적과 사람들의 명단을 남기고 사망한다. 그리고 그날 밤 신부 역시 살해된다. 공교롭게도 주머니가 터져 신부는 명단을 구두 속에 넣어 두었는데 그 명단을 조사해보니 거기 적힌 사람들 중 일부는 최근에 병에 걸려 사망한 사람들이다. 경찰은 사건 당일 신부를 목격한 사람을 찾자 마을 약사인 오즈번이 증언한다. 그는 꽤 자세히 신부를 뒤따르던 사람에 대해 목격한 바를 이야기하고 경찰은 그 사람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그리고 비너블스라는 부유한 인물이 사건 당일 오즈번이 목격한 사람임이 밝혀지는데, 그는 소아마비 환자였으며 믿을 만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있어 오즈번이 목격한 사람과 동일인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즈번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창백한 말(the pale horse)>이라는 이름의 여관에 사는 세 명의 노파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들은 강령술을 빌어 사람을 원격에서 살해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다. 이들과 고객을 중개하는 자는 전직 변호사인 브래들리라는 인물로 그는 고객과 내기를 하는 형식으로 사건을 의뢰 받는다. 누군가 사망하길 바라는 자가 브래들리를 방문하면 브래들리는 그 사람이 일정 기간 내에 사망한다는데 돈을 걸고 의뢰인은 오래 사는 쪽에 돈을 거는 것이다. 곧 사망하길 바라는 사람은 자연사 하고 브래들리는 내기에 이겨 돈을 받게 된다

주인공 마크 이스터브룩은 이들의 음모를 파해치기 위해서 진저라는 여성과 실제 살인을 의뢰하기에 이른다. 이미 예전에 사망한 이스터브룩의 부인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 자신과 이혼해 주지 않는 상황을 설정하고 진저가 그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스터브룩은 <창백한 말>여관에 가서 그녀들의 강신술을 지켜보고 으스스함을 느낀다. 그런데 얼마 후 진저가 지독한 독감에 걸리는 일이 일어나자 이스터브룩은 혼동에 빠진다.

비너블스가 용의자라는 의심을 품은 이스터브룩은 그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즈번을 그 집에서 만난다. 오즈번은 자신이 아직도 비너블스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다. 비너블스가 소아마비라고 하며 저명한 의사가 진찰을 해왔다고는 하지만 그를 실제 진찰한 마을 의사는 얼마전 외국으로 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는 것이다. 런던의 저명한 의사는 시골 의사의 진찰을 바탕으로 약만 조제하는 식이었다면 얼마든지 비너블스가 소아마비 환자로 행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의 말을 들은 이스터브룩은 비너블스가 <창백한 말>여관의 노파들이 강령술을 하여 원격살인을 하는 연극을 하고 브래들리를 중개인으로 하는 살인조직의 수괴가 아닐까 의심한다.

진저의 병세가 악화되는 가운데 이스터브룩은 사망한 사람들이 모두 설문조사원의 방문을 받았다는 사실과 머리카락이 빠지는 일이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그들이 바륨 중독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설문조사원은 살해당한 사람들을 방문하여 그들이 먹는 음료수와 약, 사용하는 샴푸와 비누 등을 조사하고 그 후 수도검침원 등이 방문하여 바륨이 들어있는 동일한 제품으로 바꿔치기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륨에 중독된 사람들은 의사에게 평상시와 달리 이상한 음식은 먹지 않았다고 말할 것이고 의사는 중독에 의한 외적 발현에 근거하여 폐렴 등의 진단만을 하여 그들은 자연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결국 르죄느 경감과 이스터브룩은 오즈번을 대동하고 비너블스를 방문한다. 그리고 그곳에 놀라운 사실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오즈번 자신이 범인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이 그 살인조직을 운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드러내고 싶은 욕망에 시달렸고, 이에 자신이 언젠가 버스에서 보았던 사람을 신부가 죽던 당일 목격하였다는 진술을 하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버스에서 본 사람이 소아마비환자였기 때문에 그는 더욱 일을 교묘하게 꾸미려 하였고 스스로 꼬리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중에서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면이 있다. 범인 한 사람이 아닌 일련의 범죄조직이 나오는 점, 포와로나 마플이 아니고 작가 자신을 모델로 한 추리소설가 올리버 부인이 나온다는 점 등이다.

번역이 좀 이상해서 짧은 분량을 읽는데 꽤 오래 걸렸다. 비너블스가 진저에게 뜬금없이 "당신은 살아있는 오리를 내게 줄 뻔했죠, 아가씨"라고 하는데 도통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다. 관용적인 표현인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원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런 구절이 몇몇 보인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창백한 말(the pale horse)은 성서에서는 청황색말로 번역이 되어 있는데 이의 영문과 구번역, 신번역은 다음과 같다.

 

요한계시록 6장 8절

 

I looked, and there before me was a pale horse! Its rider was named Death, and Hades was following close behind him. They were given power over a fourth of the earth to kill by sword, famine and plague, and by the wild beasts of the earth.

 

구번역 성서

 "내가 보매 "청확색 말"이 나오는데 그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니 음부가 그 뒤를 따르더라. 저희가 땅 사분 일의 권세를 얻어 검과 흉년과 사망의 땅의 짐승으로써 죽이더라" 

 

대한성서공회에서 편 표준새번역 성경전서

"그리고 내가 보니, 청황색 말 한 마리가 있는데, 그 위에 탄 사람의 이름은 '사망'이고, 지옥이 그를 뒤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칼과 기근과 죽음과 들짐승으로써 사분의 일에 이르는 땅의 주민들을 멸하는 권세를 받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역자의 작품 해설에 추리소설의 성격상 분류가 흥미롭다.

o 본격물 - 수수께끼 풀이 소설이라고도 하며 'Mystery'라고 흔히 표현한다. 애거서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 반 다인 등이 흔히 여기에 속함

o 범죄물 - 범죄자, 범죄행위에 중점을 둠. 아이러 래빈의 <죽음의 키스>나 패트리셔 하이스미스의 <낯선 승객> 등. Crime으로 표시

o 서스펜스 - 공포물이라고도 함. 작품을 읽어나감에 따라 독자가 주인공이라도 된 양 위기의식을 느낌.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

o 하드보일드 - 비정파. 실제 사건 해결을 위해 현장에 뛰어들어 갖가지 경험을 하는 현실적 감각의 탐정 등장

그외 스파이물, 법정물, 코미디물 등이 있으나 분류는 형식적인 것이며 주관적인 것임

 

http://blog.naver.com/rainsky94/8013539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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