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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수집광사건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60
존 딕슨 카 지음, 김우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런던탑 역적문 돌 층계 아래에서 시체가 한 구 발견되는데 시체는 필립 드리스콜이라는 이름의 신문기자이다. 그는 머리에 어울리지 않는 실크햇을 쓰고 가슴에는 커다란 무쇠화살이 박힌 채 숨져있었다.
그는 숨지기 전 런던탑의 부장관인 메이슨 장군의 비서, 덜레이라는 사람에게 상의할 일이 있다며 전화로 약속을 잡았는데 잠시 뒤 약속을 취소하는 전화를 걸어온다. 그리고 덜레이에게 사정이 있어 탑으로 갈 수 없으니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하고 덜레이는 그의 집으로 향한다.
한편 드리스콜의 숙부인 윌리엄 경은 오래된 도서 수집광인데 최근에 에드거 앨런 포의 미발표 원고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된다. 그런데 그 원고를 도둑 맞았으며, 모자수집광에게 두번이나 모자를 도둑 맞는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조사를 하던 중 드리스콜이 윌리엄의 동생인 레스터 비튼의 아내와 불륜관계임을 알게 되고 비튼은 불륜을 조사하기 위해 래킨이라는 이름의 탐정을 고용했음이 밝혀진다. 그리고 무쇠화살이 비튼 부부의 소유물이었음도 밝혀지자 경찰은 레스터 비튼을 주요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압박을 가한다. 결국 레스터 비튼은 불륜을 저질렀던 아내 로라 비튼의 사진을 한 손에 쥔 채 권총으로 자살하고 사건은 마무리 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 때 덜레이가 사건의 진범은 자신이라며 자백을 한다.
모자수집광 사건은 다름아닌 드리스콜이 벌인 자작극이었다. 기사로 출세하고 싶던 그는 사건을 일으키고 스스로 기사를 써 특종을 독점하려 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윌리엄 숙부에게 너무 큰 모자가 배달되자 집사가 모자를 줄이기 위해 에드거 앨런 포의 원고를 쓸모 없는 종이인 줄 알고 모자 안에 집어 넣어 크기를 줄였던 것이다. 드리스콜은 자신이 훔친 모자에 귀중한 원고가 들어있는 것을 알고 돌려주려 하지만 사정의 여의치 않았다. 이에 덜레이에게 문제를 상의하게 되었고 덜레이는 드리스콜로 부터 원고를 훔쳐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 했었다. 그는 드리스콜이 런던탑으로 오자 자신이 드리스콜인 것 처럼 전화를 걸고 아파트로 가서 원고를 훔쳐낸다. 하지만 드리스콜은 윌리엄 숙부가 자신의 집에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부랴부랴 집으로 되돌아왔다가 덜레이의 범죄현장을 목격하고 난투극을 벌이다 과실치사로 사망한 것이다. 덜레이는 차에 시체를 싣고와 런던탑에 부려놓고, 실크햇을 씌워놓은 후 실재로는 존재하지 않는 모자수집광이 범인으로 여겨지길 기대한다. 그리고 목격자들은 모두 드리스콜이 런던탑 안에서 나가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건은 미궁에 빠졌던 것이다.
과실이 인정되고 스스로 원고를 태워 돈을 포기한 점과 애인인 실러 비튼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펠 박사와 경찰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은 사건을 '미해결'로 남겨두어 덜레이를 체포하지 않는다.
1930년 <밤에 걷다>를 발표한 이래 63권의 작품을 발표한 존 딕슨 카는 밀실 범죄를 주로 다룬 소설가이다. 미국인이지만 영국인 아내와 결혼하여 영국에서 주로 생활했기 때문에 영국작가로 분류되곤 한다. 그의 다른 필명은 카터 딕슨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34695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