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비밀
A.지로 / 서적포 / 1992년 8월
평점 :
품절


'유머 미스테리' 분야를 개척한 지로가 1984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1년여 동안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켰다고 하는데, 사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읽으면 딱 적당할 수준이다. 사건의 개연성이 없고 각 에피소드는  분량과 수준이 둘쑥날쑥하다. 미스테리 소설에 관대한 나이지만, 초반부터 '이건 아니다' 싶은 몇 안되는 책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o 영웅들의 인사

20세가 되어 돌아가신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의 상속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요시코는 숙모 일가의 음모로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9호 병동에 감금된다. 9호 병동에는 자신을 소설이나 역사속의 인물로 착각하고 실제 그에 걸맞는 실력까지 갖춘 홈즈, 달타냥, 루팡, 에드몽 단테스 등이 은거하고 있다. 에드몽 단테스가 파놓은 비밀 통로로 언제든 바깥 출입을 할 수 있으나 9호 병동 생활을 오히려 즐기던 이들은 요시코를 도와 변호사와 숙모 일가의 음모를 밝혀낸다. 막대한 재산을 얻게 된 요시코는 이들과 함께 탐정 활동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들의 첫 번째 사건은 가즈에라는 여인의 동생 데츠시의 사망 사건이다. 사립학교의 재정문제를 도와주는 대신 자신의 아들이 수영대회에서 1등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한 거부의 제안에, 학교측은 가즈에를 통해 동생 데츠시가 수영대회 출전을 포기할 것을 종용한다. 이를 거부한 날 데츠시가 수영장에서 익사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학교측에 매수당한 풀장 관리인으로 드러나고 가즈에는 요시코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

 

o 외로운 독재자

아직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연애인 사유리가 남미의 한 오지마을을 취재하러 갔다가 군벌에 의해 그 마을주민 전원이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일본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두번에 걸쳐 살해당할 뻔한 위기를 넘긴다. 한동안 살해 위협이 잠잠해는가 싶더니 그녀에게 드라마에서 비중있는 역할이 제의되고 그녀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 일보직전이다. 때를 같이 하여 남미의 독재자가 일본 방문을 계획하는데 그는 다름아닌 마을 학살을 지휘하던 군벌장군이다. 독재자는 피살 위험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유리가 출연하는 드라마 세트장을 방문하겠다고 하는데 방문 당일 터진 폭탄으로 인해 당시 취재를 하였던 다섯명을 한자리에 모여 살해하려 했음이 드러난다.

 

o 상대성 이론을 증명하라

물리학자인 루미의 아버지가 학술회장에서 '아인슈타인'으로 명단에 오르고, 그 사건으로 9호 병동에 감금된다. 루미는 아버지가 모종의 음모로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사건 당일 루미에게 집적거리던 비열한 학자 도가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아버지의 충직한 제자 이치야마가 사건 당일 도가와의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용의자로 체포되나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다. 홈즈는 명단을 본 사람이 루미의 아버지, 도가와, 이치야마의 순서임을 알게 된다. 추리를 통해 루미의 아버지가 자신을 아인슈타인으로 믿고 직접 명단을 쓰고 나서 도가와가 이 명단을 보고, 이치야마는 명단을 본 도가와가 루미 아버지를 음해할 것을 우려해 살해한 것임을 밝혀낸다.

 

o 잃어버린 시간

오랜 경찰생활을 접은 사치코의 아버지는 회상록을 쓰기로 마음 먹는데 어느날 한 젊은이가 아버지를 찾아와 격렬하게 항의한다. 그의 이름은 구사다 슌이치로 사치코 아버지 동료형사의 아들이다. 구사다의 아버지는 매수설로 의심 받자 이에 항의하여 자살하였고 부인도 그 뒤를 따랐는데 이를 회상록에 쓸 것을 우려한 것이다. 다음날 아버지가 의문의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6개월이 지난 어느날 요시코에게 사치코가 사건을 의뢰하는데 결혼할 사이라며 소개한 사람은 다름아닌 구사다 슌이치다. 이 둘은 그 사건 이후로 사랑에 빠지는데 결혼을 앞두고 구사다 슌이치가 아버지를 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홈즈의 추리로 출판업자가 사건의 진범이었던 총경의 사주를 받아 조립식 서재를 매일매일 기울여 아버지를 정신 착란에 빠지게 만들고 결국 심장마비에 이르게 한 것임이 밝혀진다.

 

o 신데렐라의 정사

보트 위에 남자와 여자의 신발이 남겨져 있고 남녀의 시체가 물 위로 떠오르자 경찰은 정사로 치부한다. 그런데 또 한명의 여자 시체가 떠오른다. 세 명 모두의 팔목에는 빨간 끈이 메어져 있어 사건은 알 수 없게 된다. 한편 남편을 기다리며 호텔에 투숙하던 여인은 경찰의 신원조회 요구에 남자가 자신의 남편임을 확인해 주고 슬픔에 잠긴다. 사건의 전말은 바람을 피운 사람은 남편이 아닌 아내쪽이며 남편은 홀로 살을 위해 이곳을 찾았으며 여인의 신발 한켤레를 배에 남겨두어 아내쪽에게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려 한 것이다. 동성애로 인해 정사를 한 여인들의 시체를 발견한 아내는 남편이 정사한 것으로 꾸미기 위해 여인들의 손목에 메어져 있는 끈을 남편의 손목에도 메어 놓은 것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32297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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