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진명 옮김 / 책세상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미시마 유키오, 본명은 히라오카 키미다케(平岡公威), 농림성 수산국장이던 아버지 히라오카 아즈사와 어머니 시즈에 사이의 장남으로 1925년 1월 14일 도쿄 시 나가스미초(지금의 신주쿠)에서 출생. 도쿄제국대학 법학부 졸업 후 대장성(大蔵省) 금융국에 근무.

그가 정치 사상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63년 <하야시후사오론(論)>을 발표한 이후이며, 그 이전은 오히려 '전후 세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도 정치에 무관심하였다고 한다. 서른이 되면서 보디빌딩, 복싱, 검도를 하면서 신체를 단련시키고 급격히 육체와 지성을 중시하는 문학 세계로 돌입하게 되는데, '여성적 원리'에서 '남성적 원리'로의 이행, '자기개조의 시도'가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

1956년에 발표된 그의 대표작 <금각사>는 현실에서 실제 벌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씌어졌다. 하야시 쇼켄(본명은 요켄)이라는 자가 1950년 7월 2일 금각사를 방화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미시마는 그가 말더듬이였다는 점과, 범행 동기 중에 "미에 대한 질투"라고 진술한 부분에 착안하여 <금각사>를 완성시킨다. 영속적인 전통미를 상징하는 금각사는 매력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끊임없는 반발을 일으키는 대상이다. 패전으로 의지할 것을 잃어버린 일본인에게 남아있는 것은 아름다운 대상밖에 없지만, 아름다움에 의지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전통이라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 그 전통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은 애증을 불러일으킨다.

불균형과 이상성격을 다루던 그는 '문화 개념으로서의 천황', '문화 전체성의 통합자인 천황'의 권리 회복을 역설하며 내셔널리즘에 기울게 되고, 1970년 11월 25일, 당시 만 45세의 미시마 유키오가 자기를 지지하는 우익 사조직 '다테노카이(楯の會 방패의 모임)' 대원들을 이끌고 이치가야 육상 자위대에 난입하여 평화헌법을 뒤엎을 것과 자위대 궐기를 외친 후 할복자살한다.

1954년 발표된 <파도소리>는 그리스 소설 <다프니스와 클로에>에서 착안한 소설이라고 한다. <다프니스와 클로에>의 줄거리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다. 염소를 기르는 어떤 사람이 버려진 사내아이(다프니스)와 여자아이(클로에)를 키우는데 두 아이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해적의 침략과 전쟁, 클로에에게 나타나는 많은 구혼자 등으로 그들의 사랑이 여러가지 시련에 부딪히지만 다프니스와 클로에의 출신이 모두 훌륭한 것임이 밝혀지고 행복하게 결혼한다는 내용이다. <파도소리>의 내용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가난하지만 신실한 청년인 신지는 어느날 마을 부호의 딸인 하쓰에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하쓰에 역시 신지에게 호감을 느껴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아버지의 반대와 야스오의 비열한 행동으로 둘은 시련을 겪는다. 신지와 야스오가 한 배를 타고 출항한 후 신지는 성실함과 자기희생적인 행동으로 선원과 선장의 신뢰를 얻지만, 야스오는 본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주변의 비난을 받는다. 신지와 야스오의 사람됨을 알고자 한 배에 태웠던 하쓰에 아버지는 결국 신지를 사위감으로 맞아들인다.

 

미시마 유키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그의 작품을 통해서가 아니라 1969년 <반혁명 선언>을 발표하고 그해 5월 동경대전공투 학생들과의 토론을 벌였던 극우파 지식인으로서였다. <금각사>를 읽었을 때에는 전후의 그 불안정하고 탐미적인 이상 심리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자위대 궐기를 외치며 할복하였다는, 비록 사상은 다르지만 그 진정성을 존경하고 싶었던 그였기에 이번에 <파도 소리>를 읽었는데, 불안정과 이상심리를 다룬 초기도, 내셔널리즘으로 치달은 후기도 아닌 과도기적 작품이었던 듯 하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2770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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