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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리의 집
야베 타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매년 여름방학이면 나와 우리 가족은 고모집에 방문한다. 올 여름에는 누나가 입시 때문에 엄마와 함께 집에 남아서 아빠와 나만 가게 되었다. 고모집에는 고모부와 할아버지, 할머니, 사오리 누나가 살고 있었는데, 할머니는 몇달 전에 감기가 심해져 돌아가셨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 고모집에 도착했는데 고모가 온통 몸에 피갑칠을 한채 문을 열어준다. 사오리 누나는 어딨냐는 질문에 가출했다는 석연찮은 대답이 뒤따른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밤 세탁기 밑에서 손가락 하나를 발견한다. 할머니가 감기로 돌아가신게 아닌것 같은 의심에 집안 구석구석을 나는 뒤지기 시작하고 여기 저기서 신체의 일부를 발견한다. 할머니와 사오리가 살해당한 것 같은 느낌으로 계속 집을 뒤지는 나는 고모에게 들켜 귀를 잘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 뒷자석에서 죽은 줄 알았던 사오리 누나가 살해당할까봐 차에 숨어 있었음을 알게 되고 두사람 분의 시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였으며, 내가 본 할아버지는 아마도 귀신이었을거라고 사오리 누나는 말한다.
이 책은 <제13회 일본호러소설대상> 장편상 수상작이다. 응모작이 이 한 편 뿐이었고, 수상작을 안 낼 수는 없는 절대적인 규정이 있다. 그럼 이해가 간다. 그렇지 않다면 도대체 이건 어떻게 된 일일까. 할머니가 왜 죽었는지, 왜 집안 곳곳에 시체 토막을 숨겨야 했는지, 고모는 왜 나를 죽이지 않았는지, 아버지는 왜 이런 것들에 대해 모른 척 하는지, 아무런, 정말 아무런 설명도 없다. 이대로 끝내기는 너무했다 싶었는지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가 '난 다른 사람이 어찌 되든 아무 상관 없다'고 바락 바락 악을 쓰긴 하는데, 정말 못봐줄 지경이었다. 하이텔 시절 피씨통신 동호회에 재미삼아 올라오는 그런 공포괴담 수준도 안될 지경이다. 게다가 역자 역시 번역을 제대로 한건지 의심이 갔다. 군데 군데 뜻이 이어지지 않는 대사들이 있고, 일본식 도치법을 그대로 번역해놔서 읽기 굉장히 거슬린다.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 있다면 권해줄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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