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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태자궁
가토 신스케 외 / 동하 / 1993년 9월
평점 :
품절
의태자궁(가토 신스케) : 인간 + 침팬지 = ?
나는 그를 소망한다(아오야키 도오코) : 가질 수 없다면 같이 죽는다. 신파로군.
민둥산에서의 하룻밤(나즈키 시즈코) : 열등감을 가진 배다른 형제가 항상 말썽이다.
현관 등이 어두운 여관(가토 슈조) : 이 소설이 여기에 끼어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괴 요염 미스터리라는 제목을 달아놓고선.
회색의 천사(이케자와 신스케) : 토마스 만의 <마의 산>에서는 결핵에 걸린 뒤 갖가지 사상을 접하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결핵에 걸린 뒤에 온갖 좋은 것은 다 갖게 되는구나. 다 나은 후엔 도리어 빈손이 되고.
어둠을 가르는 도끼(린니 세이덴) : 남성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은 사랑하는 여인이 타인의 성적 노리개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나쁜남자>는 내 인생에서 가장 역겨운 영화였다.
사라진 갈색 향기(모리 요우코) : 어느날 남편의 행동이 이상하다. 커피라는 호사 취미에 몰두한다. 비싼 커피메이커와 잔을 사들이고, 시내 모처의 커피전문점에 드나든다. 때로 우리는 누군가의 모든 면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해한 그 한도 내에서 그사람을 비난하기도 한다. 남편은 왜 커피라는 취미에 빠져든 것일까.
거품의 사막(고타니 쿄스케) : 세속적인 성공에 취해있는 연인의 성공을 가로막아 내 옆에 있도록 만들었을 때에, 그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속적인 성공 말고 다른 가치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실패한다면? 열만 받겠지.
혼자만의 여행(나즈키 시즈코) : 주인공의 취미는 타지역 여관에 가서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숙박부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러면 여관에서 찾아준데 대한 고마움을 담은 엽서는 자신이 싫어하는 그 사람에게 날아가게 되고, 연인이라도 있는 날엔 싸움을 조장할 수도 있다. 싸움으로만 끝나도 문제인데,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마담(야마구치 요우코) : 얼마 전에 본 영화 <메종 드 히미코>가 생각났다. 옛 여인과 다시 만나는 것에 설레이던 마담은 결국 가지 않는다. 현명하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날, 집에 돌아갈 수가 없는 사정이 생겨 회현역 인근의 모텔에서 자기로 작정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방값이 11만원이란다. 여자가 들어온다는데, 필요없다니 꺼지란다. 서울역도 마찬가지. 비는 세차게 내리는데 잘 곳이 없어(?) 헤메이다 찾아 들어간 모텔은 2만원이란다. 왠지 꺼림직했으나 들어가고 보니 천장에 바퀴벌레가 기어가고, 침대에는 왠일인지 비닐이 깔려 서걱거린다. 5분을 누웠다가 숙명여대 입구까지 갔다. 나란히 붙어있는 모텔 중 한 곳을 정해 들어가니 벽지에 물얼룩이 있다. 밖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온몸이 흠뻑 젖어 에어콘을 켜서 말리면서 이불이 드러누워 이 책을 읽었다. 기분 참 더러웠다. 마지막에 실려있는 '마담'을 제외하고는 도무지 어떤 지면을 통해 이런글들이 발표되는지 궁금할 정도로 불쾌한 내용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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