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남쪽으로 튀어>를 너무 재미있게 읽은 탓일까. <인더풀>, <공중그네>에 이은 이라부 이치로 시리즈 3탄 <면장선거>는 약간 진부하다.

 

요미우리 신문사 대표 와타나베 쓰네오, 라이브도어 대표 호리에 다카후미, 영화 <실락원>의 여주인공 구로키 히토미라는 실존 인물이 이 소설의 모델이다. 마지막 <면장선거>는 실재인문이 아닌 가공의 인물과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라부 이치로가 훌륭한 정신과의사인 이유는 무엇일까? 두려워도 실제 해보면 별 것 아니고, 욕망이 생기면 직접 해보는 것. 그것을 몸소 실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당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실제 <남쪽으로 튀어>에서도 주인공의 아버지는 전공투 출신으로 '내 행복을 왜 국가가 그어놓은 선 안에서만 실현해야 하느냐' 며 오키나와 남쪽 나라로 무작정 이사하여 국가소유 토지를 무단 점거하고 살아간다. 최근에 대리언 리더의 <여자에게는 보내지 않은 편지가 있다>라는 정신분석학 책을 읽으면서, 욕망이란 금지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한 사람의 삶에 반드시 생채기를 내고, 어떤식으로든 욕망을 금지한 대가를 병리적 현상으로 발현한다는 것을 느꼈다.

 

욕망이 사회질서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가 아닌한 실현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면, 우리는 왜 다른사람의 눈치만 보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실제 해보면 별 것 아닌 일도 있겠지만, 사회는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이런저런 갖가지 제약을 가하고, 태연히 '도덕'이라는 이름과, '상식'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는다. '도덕'과 '상식'에 거스르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처럼 생각된다.

'도덕'과 '상식'에 거스르는 행동을 개인적으로 결행하면, 이번엔 '죄책감'이라는 놈이 뒤통수를 후려친다. '죄책감'의 근원을 알 수 있다면 해결이 되지만, 근원을 알 수 없는 죄책감은 스스로를 불행해지게 만들며, 불행을 기꺼이 감수하는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기까지 한다. 이런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한지는 의문이지만, 현재의 질서를 유지하는데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은 저런 기준이 사회나 사람들이 부여한 것이라면 모르지만, 내 스스로 과도하게 부여한 것이라면 한번쯤은 뒤돌아보고 나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불행해지는 것만이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만큼 어리석은 착각도 없을테니까 말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1679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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