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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디거 ㅣ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평점 :
<13계단>의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신작이다. 다카노 가즈아키는 매우 불운한 작가가 될지도 모른다. 그의 데뷔작인 <13계단>이 47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았을 때, 심사위원 중 한명인 오사카 고는 "지난 10년간의 란포상 수상작 중에서도 출중한 걸작"이라는 평을 했다. 내가 받은 느낌을 말하자면 최근 10년간 읽은 추리소설 중 가장 뛰어난 수작이라는 느낌이었다.
전통적인 추리소설의 서사구조를 벗어나지 않기에 묵직한 느낌이며 최신기술로 만들어낸 지문을 오래된 절터의 증거물에서 발견되도록 하는 발상은 독특했었다. 기시 유스케의 <유리망치>가 최신 기술을 난삽하게 추리에 차용함으로써 추리소설의 격을 떨어뜨렸던 것에 비하면 신인으로서 보기 드문 역량이란 생각이다.
그런 다카노 가즈아키가 두번째 장편소설을 냈다. <13계단>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다카노 가즈아키는 한동안, 아니 평생을 <13계단>이라는, 자신이 만들어낸 괴물과 상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레이브 디거>를 만일 다른 작가가 썼다면 참 괜찮은 소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는 <13계단>의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가 쓴 또 다른 소설로서의 <그레이브 디거>를 읽을 것이기에, 이 소설의 평가는 야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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