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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1 ㅣ 밀리언셀러 클럽 51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번역은 제2의 창작'이란 말이 있다. 외국소설을 읽는 독자 중 원본을 읽을만한 능력이 되는 사람은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며, 설혹 외국소설을 원본으로 읽을 능력이 되는 독자라 할지라도 모든 책을 원본으로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 역시 대학시절 전공서적과 동아리에서 세미나를 위해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읽었던 책을 제외한다면, 영어원서를 읽어본 기억이 없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영어를 잘 못해서이다.
그런 이유로 번역가는 어떤 의미에서 우리에게 신세계를 보여줄수도, 지루한시간을 선사할수도 있다.
번역가에게 이를 부득부득 갈았던 기억이라면 2002년 청목사에서 출간된 존 스타인벡의 <불만의 겨울>을 읽었을 때였다. 도무지 두페이지 이상 자연스럽게 읽히지가 않는 것이다. 번역을 엉터리로 해놓은 것이다. 번역가는 자신이 번역했기 때문에 몇번을 다시 읽어본들 자연스러웠겠지만, 그 번역본을 읽은 나는 사실주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몽환적 분위기를 경험해야만 했었다.
<셀>을 빌려오자 옆자리 주사님이 책이 잘 안읽히더라는 얘기를 했었다. 다른 사람도 읽다가 비슷한 얘기를 했었는데, 직접 내가 읽어보니 그 이유가 번역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일었다. 인물들의 대화 도중 뜬금없는 대화가 등장한다든가(분명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은 느낌), 욕을 뜻 그대로 해석해서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든가(사람의 신체 관련), 1권과 2권의 인물들의 어조가 다른데 가서는 여러명이 나눠서 번역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결국 비오는날 독서실에 앉아서 공부는 안하고 꾸역꾸역 이 책을 읽긴 했지만, 번역이 이상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만 남고 책 내용은 그다지 와닿질 않았다. 기존의 스티븐 킹 소설과 달리 영화를 의식했음인지 장면장면의 임팩트에 촛점을 맞춰 내용이 전개되서 다 읽고 나면 액션 영화 한 편 본 것처럼 별 기억이 남지 않았다. 그리고 애초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달리 그 해결책에 가서 웜바이러스가 서로 잡아먹는다는 건 처음 듣는 소리라 고소를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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