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25
마이클 프레인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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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철학자이자 미술사를 연구하는 마틴 클레이는 안식년 동안 책을 쓰려 하지만 뜻대로 진척되지 않자 분위기 환기를 위해 시골로 내려간다. 하지만 시골은 마틴의 생각과 많이 달랐다. 여기 저기 널려 있는 허섭 쓰레기들과 추워 보이는 집, 그리고 남성미를 풀풀 풍기는 속물 지주 이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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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이름은 토니 처트였는데 과장된 태도로 마틴 가족을 환영하며 식사에 초대했다. 토니는 식사 중 나눈 대화에서 마틴과 아내 케이트의 직업이 철학, 미술사, 도상학 등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되자 눈을 빛내며 자신의 그림을 보아달라 했다. 그는 꽤 값나가는 그림들을 보여 주었는데 마틴은 벽난로 검댕 떨어지는 용도로 방치된 작품에 눈이 갔다. 그 그림은 아무리 봐도 16세기 네델란드 화가 브뢰겔의 작품으로 보였다. 브뢰겔은 풍경을 풍경으로 보며 그 자체를 그림의 주제로 삼은 최초의 화가로 만약 진품이라면 엄청난 가치를 지닐 터였다. 하지만 토니는 그 그림의 가치를 전혀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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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는 그림을 소더비나 크리스티로 가져가면 수수료를 내야 하고 눈탱이 맞을 우려가 있다며 마틴에게 그림을 적당한 값에 처분해줄 수 있는지 묻는다. 마틴의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만약 토니가 원하는 정도의 값을 받아주면서 슬쩍 브뢰겔의 그림을 끼워 넣으면 엄청난 부를 거머쥘 수도, 분실된 것으로 알려진 그림을 발견한 미술사가로 이름을 남길 수도 있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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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은 일단 그림의 진위 여부와 언제 어떻게 분실된 작품인지 알아보기 위해 남몰래 런던을 오가며 조사를 시작한다. 그 결과 마틴이 알아낸 사실은 다음과 같다.

서양 최초로 풍경을 그림의 독립적인 주제로 삼았으며, 천둥이나 벼락 그리고 이단적인 생각까지 그림에 담은 것으로 평가되는 그 위대한 화가는 한 해의 위대한 변화를 담은 연작을 그렸다. 토니 처트의 집에 방치된 그림은 그 연작의 첫 번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었다. 1959년과 1659년의 어느 시점에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그 작품이 마틴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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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은 토니 처트를 속이기 위해 가상의 벨기에인이 그림에 관심 있어 한다고 운을 띄운다. 그리고 토니 처트가 팔고자 하는 그림과 브뢰겔의 작품을 묶어 거래한다는 계획을 들려주는 한편, 거래 대금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일으킨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마틴의 계획은 자꾸만 지연된다. 또다른 미술사가가 나타나 브뢰겔의 작품을 알아볼 위기가 찾아오는가 하면, 비밀리에 진행한 계획을 케이트에게 들키고, 브뢰겔의 작품이 진품이라는 확신이 흔들리기도 한다. 또 토니 처트의 아내 로라가 중간에 껴들어 사기 계획이 치정극으로 흘러갈 위기가 닥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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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토니의 동생이 나타나 유산과 상속세 문제로 변질되어 한바탕 활극이 벌어지고 브뢰겔의 작품은 소동 한가운데 불타버리고 만다. 그리고 나머지 미술품들은 다른 이에 의해 처분된다. 모든 사건이 끝난 뒤 토니는 이렇게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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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이후로 내 손가락을 빠져나간 게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 가운데 단 하나라도 그 진정한 가치와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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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프레인은 1933년 런던 태생으로 러시아어 통역관으로 일하다 철학을 공부한 뒤 기자와 칼럼니스트를 거쳐 작가가 되었다. <곤두박질>은 1999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네델란드 화가 브뢰겔(피터르 브뤼헐)의 사라진 작품을 소재로 스스로 판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는 철학자 이야기다.

인간은 살면서 수많은 곤경에 처하지만 자신이 판 함정은 그 깊이와 폭이 남다르다. 자신이 만든 연극 무대에서 남과 자신을 아울러 속여가며 연기해야 하기에 스스로 판 함정에 허우적대는 것은 블랙코미디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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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rainsky94/22444111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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