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산 스님.초롱불 노래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3
이즈미 교카 지음, 임태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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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산 스님

'나'는 우연히 기차에서 만난 고승과 여관방을 함께 쓰게 된다. 슈초라는 이름의 그 승려는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과거 행각승 시절에 겪었던 기이한 일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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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초가 히다산을 넘을 때 일이다. 먼저 출발한 약장수가 인적 끊긴 길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된 슈초는 그의 안위가 걱정돼 뒤따르기로 한다. 길은 점점 험해졌고 뱀과 거머리가 달려 들었다.

슈초가 갖은 고생을 해가며 길을 줄여 나가노라니 집 한 채가 보였다. 거기엔 아리따운 부인이 덜떨어진 사내와 살고 있었다.

부인은 슈초를 갖은 정성으로 대했다.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식사 시중을 들어주었으며, 잠자리를 보아 주었다. 부인이 풍기는 매력과 안온함에 빠져든 슈초는 도를 깨우치는 것 따위 잊고 현실에 안주해 한 세상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집에 드나드는 영감으로부터 부인이 알 수 없는 매력을 풍겨 그녀에게 연심을 품은 자들을 짐승으로 변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들은 슈초는 그 집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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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불 노래

에도시대의 인기작가 짓펜샤 잇쿠의 소설 <도카이도 도보 여행기>는 주인공 야지로베와 기타하치가 도카이도, 도쿄, 오사카를 여행하는 익살스러운 이야기다.

노(能)배우 온치 겐자부로와 쓰즈미(鼓) 명인 헨미 셋소는 소설 주인공의 행적을 따라 여행을 하고 있다.

그들이 구나와의 미나토야 여관에서 머물 때 일이다. 오미에라는 어설픈 기생이 이들을 접대하기 위해 들어왔는데, 그녀는 노래를 못했고, 샤미센도 잘 타지 못했다. 다만 한 남자로부터 배운 요쿄쿠(謠曲)만은 그럭저럭 할 수 있다며 보여준다.

온치 겐자부로는 충격을 받는다. 그녀에게 요쿄쿠 가르쳐준 남자가 다름아닌 자신의 조카이자 전인 기다하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다하치는 자신의 기예만 믿고 맹인 안마사 소잔을 치욕스럽게 하여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한다. 스승 온치 겐자부로는 기다하치를 파문하고 내쫓는다.

기다하치는 뒤늦게 자신의 교만을 후회했지만 때는 늦어 떠돌이 악사가 되어 하릴없이 전국을 떠돌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한 여인을 만나 요쿄쿠를 가르쳐 주는데, 그녀가 바로 오미에였다. 그리고 오미에는 죽은 맹인 안마사 소잔의 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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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교카는 1873년 2남 2녀 중 장남으로 출생했다.

어머니 스즈는 에도 출신으로, 노(能) 예능인 가계에서 자랐다고 한다. 1882년 12월 24일, 이즈미 교카의 어머니가 산욕열로 28세의 이른 나이에 사망한다. 이 사건은 이후 이즈미 교카의 소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고야산 스님>의 슈초가 만난 아리따운 부인 역시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변형이 아닐까 싶다. 어머니는 요괴나 마녀의 형상을 띠고 이즈미 교카의 주변을 떠돌며 끊임없이 죽음으로 손짓한다. 주인공은 그 안온한 세계로 빨려들어갈 듯 하다. 거기엔 공포나 두려움보다 매혹과 향수의 분위기가 떠돈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437054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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