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를 밟았다 반올림 47
김지민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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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

'나'는 코덕부티라는 이름으로 SNS에서 활동중이다. 화장하는 것도, 화장해주는 것도, 화장품 교환도 좋아한다. 하지만 남자라서 거래할 때는 누나 대신 나온 척 한다.

어느 날 아버지가 몽골인인 어츠기를이 전학 온다. 어츠기를 역시 화장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나'와 금새 친해졌다.

체육대회 날, 어츠기를이 계주에서 결승 테이프를 코 앞에 두고 넘어진다. 아이들은 일제히 어츠기를을 비난했다.

'나'도 단체줄넘기를 빼먹는다. 모상형도, 코덕부티도 모두 나라고 생각하며 어츠기를을 찾아가니 나에게 '센비노, 모상형' 이라고 말을 건냈다.

벌레를 밟았다

어느 날 인형 뽑기방에서 토끼를 뽑았는데 거기에 벌레가 붙어 있었다. '나'는 벌레를 상자에 넣어 키우기 시작했다. 딱히 귀엽다거나 불쌍해서 그런건 아니었다. '나'는 때로 벌레 더듬이를 라이터로 지지는 등 가혹하게 굴었다.

아버지는 군인이었다. 언제나 '나'에게 규율을 강조하고, 거기서 벗어나면 구타했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폭력을 배운건지도 모른다.

강제전학을 당한 건 은규의 팔을 부러뜨렸기 때문이다. 은규는 내가 벌레 같아서 괴롭혔다고 했다. 그 말에 머리가 돌아 계단 난간을 부러뜨려 휘둘렀다.

전학 예정인 학교에서 도서관 사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무슨 이유에선지 선생님에게 책 한권을 달라고 했다. 사서 선생님은 오래되고 버려질 책 <변신>을 정성스럽게 수선해서 주었다.

아버지가 또 다시 구타하려하자 '나'도 모르게 아버지를 밀치고 벌레가 담긴 상자를 들고 집을 뛰쳐 나온다. 그리고 벌레를 풀밭에 풀어주었다.

리얼 메리 크리스마스

아빠가 2년 전 회사에서 잘린 뒤 생계가 막막해졌다. 그래서 온 가족이 달려들어 양말 포장일을 했다. 하나 포장하면 10원인 그 일을 하다 양말을 떼다 파는 일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짝퉁 양말을 사지 않았다.

지금은 엄마와 아빠가 곱창을 판다. 역시 장사는 신통치 않다.

친구들과 미팅을 나갔다. 입고 나갈 옷이 마땅치 않아 오만원만 달라고 했지만 아빠는 삼만오천원을 먼저 주며 나중에 만오천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 궁상스러움에 짜증이 났다.

미팅에서 만난 오빠는 밑도 끝도 없이 '사랑한다'고 했다. 그 말에 마음이 달떴지만 그 오빠가 '빌려서 들고 간 명품 가방이 진짜인지' 친구를 통해 물었다는 얘기와, 불쌍한 할머니의 모금함에 대해 퍼부었던 무신경한 말들 덕분에 현실로 돌아온다.

크리스마스 날, '나'는 아빠에게 받은 돈으로 선물을 산 뒤 팔다 남은 곱창을 뎁혀 동생과 나눠 먹으며 부모님을 기다린다.

딱지를 사랑한 지구인

진몽은 휴대폰을 딱지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진몽은 SNS 팔로워 수와 좋아요, 그리고 딱지와 소통하는 시간들이 현실의 관계보다 중요했다.

학교에서 휴대폰을 수거할 때 진몽은 딱지를 숨겨서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담임에게 걸려 딱지를 빼앗기고 만다.

금단 증상에 시달리던 진몽은 담임선생님 책상 서랍에서 딱지를 훔쳐 달아난다.

펜트하우스에 갇힌 날

도박중독에 빠진 아빠를 참지 못한 엄마가 마침내 이혼을 결행한 뒤, 은유와 엄마는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간다. 제일 꼭대기 층이니까 펜트하우스라며 엄마는 씩씩하게 말했다.

그날 집 안으로 고양이 한마리가 뛰어든다. 고양이 주인인 듯한 검은 마스크의 여자는 고양이 이름이 '밤이'라고 했다. 그 여자는 집 안에 한참을 머물며 고양이를 데려가려 했지만 고양이는 침대 밑에서 나오지 않았다. 고양이가 돌아간 것은 다음날이었다.

어느 날 검은 마스크 여자를 다시 만났다. 여자는 온유를 집에 들인 뒤 까르보나라 불닭 볶음면을 대접했다. 그리고 온유의 집에 전에 살던 폭력적인 성향의 남자가 하늘이라는 고양이를 죽인 일, 밤이가 그 집에 간건 하늘이가 있다고 생각해서였다는 일 따위를 이야기 했다.

그날 엄마는 하루 종일 마트에서 수박을 팔다가 마트 앞 트럭에서 파는 싼 수박을 사왔다. 엄마와 온유는 수박에 하얀 설탕을 뿌려 나눠 먹었다.

작가 김지민은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이자 소설가이다. 아이들과 접점이 많아서인지 작품 속 풍경들이 아이들의 정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작품을 관통하는 소재는 '폭력'과 '가난'이다. 폭력과 가난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 힘에 압도당해 더 중요한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되기 쉽다. 그래서 왕왕 자신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되어 힘을 가졌다고 착각하거나, 가난에서 손쉽게 벗어날 방법에 골몰해 도박이나 한탕주의에 빠져들기 쉽다.

작가는 그런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이 좀 더 가치있는 삶을 영유하길 바라며 소설을 쓴 것 같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376537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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