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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68
박선희 지음 / 사계절 / 2011년 4월
평점 :
여고생 몽주는 지어진 지 30년이 다 된 구라파식 집에 산다. 집은 처음의 산뜻한 모양새를 잃고 서서히 낡아가고 있는데, 담이 기울었고 테라스 타일이 깨졌으며 마루가 꺼졌다.
집이 낡아감에 따라 가족들도 해체되는 듯 했다. 아버지는 무기력하게 PC방을 운영했고, 엄마는 '낭만'을 찾으며 에스프레소 향에 취해 하루를 보냈다. 오빠 일구네는 분가해 나갔고, 자기 앞가림만 하던 언니는 목하 열애중이다.
몽주는 부쩍 외로움을 타는 할머니를 위해 도현, 무열 등과 함께 마술을 배워 할머니를 즐겁게 해드리려 하는 한편 도서관 사서 꽁지머리와 사귀어 보려 애를 쓴다. 하지만 쉽게 돌아가는 일이 별로 없었으니, 꽁지머리는 자기가 동성애자임을 고백했고 가족들은 저마다 정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나 있었다. 카운터에 앉아 야동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 커피전문점 사장과 불안한 사제관계가 된 엄마, 집안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입양하려하는 오빠네, 그리고 흑인 이슬람 교도와 사귀는 언니.
낡아버린 집을 수리하면 가족들의 끈끈한 유대도 다시 돌아올까 싶어 몽주는 모아둔 돈을 헐어 친구들과 함께 집 수리를 시작하는데... 과연 집이 수리되면 가족들도 정상궤도로 돌아오게 될까?
1990년대 초반 잠깐 2층 양옥집에 산적이 있다. 양림동 기독병원 앞이었다. 당시 그 집을 어른들은 이태리식 양옥집, 또는 집장사집이라 불렀던 것 같다. 구라파식 집은 이태리식 집과 또 어떻게 다른 것인지...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비슷비슷한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그 동네는 철거된 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집이 철거되기 직전 동네 분위기는 참 을씨년스러웠다. 지금이야 어느 지역이 재개발된다 하면 한 몫 잡는 경우도 있지만 당시만 해도 재개발로 원주민이 이익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워낙에 낙후된 동네라 땅 값어치도 얼마 안되었기 때문이었을까?
<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은 소재가 참 매력적이고 집과 가족을 연계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아이디어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맛깔스러운 소설로 기억되진 못할 듯 하다.
작가가 이야기 속에 풍덩 뛰어들어 한바탕 놀다 나오지 못하고 물가에서 막대기로 조금 지분대다 만 느낌이랄까. 쓰고 싶은 이야기가 쌓이다 결국 터져나와 소설이 되었다기 보다는, 괜찮은 소재와 아이디어로 어찌어찌 책 한권을 엮어낸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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