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지어진 곳
소운 지음 / 여름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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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례식장에 아버지 동렬이 찾아왔다. 동렬은 "연선아, 그 가서는 능력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라" 라고 했다. 은희는 부조금 상자에 있던 봉투들을 동렬의 무릎에 모두 부어버렸다. 은희는 동렬에게 '엄마의 목숨값이니 그 돈 다 가져가고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말했다.

장례식장에 산이가 왔다. 아무 말 없이 은희를 지나쳐 향에 불을 붙이고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절을 했다. 11년 만이었다. 산이는 그러고 나서 빈소를 나갔다. 나중에 들어보니 장례식 내내 옆에 있었다고 했다.

장례식을 마치고 은희는 소동이 보이는 동해로 내려갔다. 할머니 종순과 지내면서 은희는 산이가 꾸려가는 책방에 엄마가 아끼는 책을 기증하고, 엄마의 사망신고를 하러 갔다 하릴없이 등본만 떼어 돌아왔다.

과거의 기억들이 은희를 찾아왔다. 아버지는 중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으면서 대학을 나왔다고 사기를 치고 엄마와 결혼한 뒤 끊임 없이 사업을 벌였고, 금방 망했다. 엄마 이름으로, 은희 이름으로 빚을 얻어 썼고, 그 빚 때문에 은희는 대학을, 꿈을 포기하고 산이와 만나는 것을 피해야 했다.

산이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문제를 일으켜 할머니 집으로 내려왔을 때 만났다. 은희가 대학을 가면서 산이를 떠났다. 산이는 고향을 지키면서 은희 엄마에게 은희 얘기를 들으며 지냈다.

끝내 엄마의 사망신고를 마치지 못하고 은희는 서울로 떠난다. 가는 길에 가방을 열어보니 산이가 만든 책이 들어 있었다. 은희와 관련된 곳을 찍은 사진과, 편지들.

은희는 산이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엄마의 낮잠을 알리러 주민센터에 가야 하리라고 생각했다.

단편 소설이 한 편 실려 있고, 책 값은 11,700원이다. 값을 매겼으니 자비출판은 아니겠고, 무슨 예산 같은 것을 타내기 위한 증빙으로 만든 책인가 싶기도 하다. 알 길이 없다. 때로 어떤 작가의 책은 두 번 다시 읽지 않기 위해 읽을 수도 있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28115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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