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숲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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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어두운 물>에서 수귀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룬 민시현은 사건 직후 방송국에 사직서를 낸 뒤 강이 없는 시골로 이사한다. 전화번호를 변경하고 웹소설 작가로 전직한 민시현은 사건에서 멀어져 잊혀지고 싶었다.

한편, 무꾸리 윤동욱은 민시현과 달리 언론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시간을 견뎠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윤동욱에게 민시현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잡음이 심하고 끊기는 전화 목소리 사이 사이 비명 같은 게 들리자 윤동욱은 민시현에게 안전한지, 지금 옆에 누가 있는지, 등을 묻는다.

민시현이 아닌 다른 다른 누군가가 '그래' 라고 답을 하고, 그와 동시에 민시현은 자신이 나무의 바다, 수해(樹海)에 있다고 말한다. 어서 그곳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는 윤동욱의 말은 그러나 민시현에게 전해지지 못한 듯 싶었고, 전화기는 끊기고 만다.

일본 아오키가하라 숲에 버금가는 어두운 숲. 나무에 목 메단 사람들이 빨래처럼 달려있다 해서 일명 '빨래 숲'으로 불리는 그곳에서 영가 따윈 상대도 되지 않는 윗것이 악의를 갖고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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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소설의 단점은 도대체가 분위기만 있고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인물의 형상화가 부족하다 보니 등장인물들이 죄다 따로 놀아 이야기에 매끄럽게 녹아들지 못한다. 또한 같은 이유로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민시현과 무꾸리 윤동욱의 능력이 버성겨서 헐거운 나사처럼 따로 논다.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는 족보 따윈 개나 줘버리고 서양, 일본, 한국의 설정을 막 섞어 놓아 난잡하기 그지 없다. 윗것과 영가는 일본의 지박령처럼 굴고, 다른 한쪽에선 도대체 어디서 튀어 나왔는지 모를 서양의 악마숭배자들이 설쳐댄다.

<불귀도 살인사건>에서 다소 기대를 걸었고, <어두운 물>에서 갸우뚱 했었는데, <어두운 숲>에서 전건우의 한계를 본 듯하다. <작가의 말>에서 '나는 장르소설 작가입니다'라는 뜬금없는 고백은, '장르소설 작가한테 뭘 기대하셨던 건데요' 라는 질문으로 들린다.

작가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 솔직하게 고백한 이상, 아쉽지만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25520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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