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리 일기
임영태 지음 / 운향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모정리는 충청북도 제천시 백운면 박달재 근처 시골마을로 30여 호의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사는 곳이다. 작가 임영태는 2002년 여름, 사십 중반의 나이에 아내이자 작가인 이서인(이정순)과 이곳으로 이사를 한다. 시골 살이를 하러 간 이유는 '시골에 살고 싶다'는 이유 보다 '서울을 떠나고 싶다'는 이유가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정리 시절은 작가에게 매우 특별한 시기로 기억되는 듯 하다. 그런 심사는 소설에서도 드러나는데,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에서 세상과 날을 세워 '대결'만 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모정리에서 농사짓고 살던 시절 이야기가 아련하게 묘사된다.

현실에서도 작가에게 모정리 옛집은 '시랑산방'이라는 이름으로 애틋하게 기억된다. 2016년경 작가가 모 카페에 올린 사진에 '시랑산방'을 멀리서 찍은 사진과, 작가가 한가로이 책을 읽는 모습, 그리고 '태인'이로 짐작되는 백구 한 마리와 <모정리 일기>에서 어찌어찌 모양꼴을 갖춰 본 김치움 등이 찍혀 있는데, 책에서 읽었던 정경들을 실제로 보니 나 역시 애수에 젖는 기분이었다. 누구에게나 '모정리 시절'과 같은 한 때가 있기 때문이리라.

짧았던 모정리 시기는 생활의 문제 때문에 계속되지 못한 듯 하다. 이후 행보는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에서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는데, 동교동의 반지하 연립주택에 작업실을 꾸린 후 대필 작업과 소설 쓰기를 병행한 듯 하다. 이 시기에 지어진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이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하여 1억원 고료를 타게 되지만, 이후로도 작가의 형편이 썩 나아지진 못한 모양이다.

2017년 <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을 7년 만에 지어낸 후 작가는 새로운 책을 내지 않고 있다. 2020년경 '평동리 버스정류장 옆 파란 대문집'에 대필 작업실을 냈다는 블로그도 업데이트가 없다. 다만 파란 대문만 한 차례 수리를 했는지 나무 대문으로 바뀌어 있고, 대필 작업실 명패는 떨어지고 없다.

어쩌다 보니 <모정리 일기>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임영태 작가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책 뒷면에 쓰인 글귀를 그대로 옮겨 적어 본다.

저기 어느 곳엔가는 심각하게 고뇌하고, 사유하고, 논쟁하고, 힘차게 무언가를 주장하는 사람들 있으리. 누군가는 혁명을 외치고, 누군가는 고요히 독서하고, 누군가는 몸을 팔고, 누군가는 신 앞에 참회하고 있으리.

그 모든 열정과 신념, 그 모든 욕망과 회한, 그것들을 고스란히 저 세상의 몫으로 남겨두고, 우리는 여기에서 이렇게 산다. 그것은 외면도, 무시도, 초극도 무위의 道도 아니다. 그저 저들은 저 세상을 살고, 이들은 이 세상을 산다. 그뿐, 자기 발밑에 자기 세상이 있다. 그뿐.

분명치는 않지만 그런 여러 가지 빛깔의 철학적, 종교적 단상들이 그때 우리 마음을 스쳐갔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그런 말을 나누는 우리의 마음이 아주 고요했다는 것이다. 편안했다는 것이다. 무언가 흔연히 이해되고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다 좋아 보였다. 삶이란 얼마나 단순한 것이던지, 간결한 것이던지......

그럴싸한 철학도, 현란한 문장도 아니다. 하지만 임영태의 글들은 그런 거창한 것들을 훌훌 털고 담백하게 쓰여진 글이기에, 나는 임영태의 글을 좋아한다.

인터넷 카페에 공개되어 있는 글이 하나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모정리 일기>에도 수록된 에피소드로 <개 팔러 장에 가는 길>이라는 글이다.

출처는 다음과 같다.


https://cafe.daum.net/refarm/5NF4/1307?q=%C0%D3%BF%B5%C5%C2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25127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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