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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ㅣ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평점 :
알란 칼손은 100세 생일 축하 파티가 열리기 1시간 전 말름셰핑 마을 양로원 창문을 넘어 탈출한다. 얼마 후 백 세 노인은 말름셰핑 터미널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Never Again이라는 글자가 세겨진 청재킷을 입은 청년이 매우 불손한 태도로 잠시 맡아 달라고 요구한 커다란 회색 트렁크를 훔쳐 버스에 오른다.
지폐가 가득 든 트렁크를 잃어버린 갱단 Never Again은 조직원을 보내 알란 칼손을 뒤쫓지만 어찌된 셈인지 알란 칼손과 좀도둑 율리우슨 욘손, 핫도그 노점상 베니,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 언니'로 구성된 일행에게 번번히 격퇴 당한다.
2013년에 선물 받은 책인데 이제서야 꺼내 읽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구성과 아이디어를 완벽히 표절한 책으로, 주인공 알란 칼손이 100년을 살면서 세계사의 중요 장면 마다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해 공화파에서 싸우다 엉뚱하게도 프랑코 장군을 구해 친구가 되는가 하면, 미국과 소련의 핵폭탄 개발에 참여하여 핵심 역할을 하고,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란과 북한을 종횡무진한다.
문제는 알란 칼손은 철저히 탈정치적 인물이라는 설정이라 세계사의 중요한 국면이 가지는 의미나 교훈 따위는 개나 주고 철저히 희화화하여 소설 소재로 써먹을 뿐이라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책들은 중립을 표방하지만 사실은 작가의 빈약한 세계관을 고백할 뿐인, 교훈 없는 시시껄렁한 농담에 불과한 책이다. 소설이 중립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철저히 사유를 거부할 때 반짝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시간을 견디기는 어렵다. 농담은 유행을 타니까.
And no other attitude is to be expected, for there can be no "impartial" social science in a society based on class strug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