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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집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김용택의 <연애시집>을 읽는다. 와닿는 시가 별로 없다.
그가 노래하는 산이나, 강이나, 들꽃들의 이미지가 나의 파장과 일치하지 않고, 정념(情念)이 느껴지지 않는 연애 이야기는 어쩐지 허무하다.
허위의식까지야 아니겠지만 순하고 깨끗한 것들이 연애의 속살을 이루고 있어 아프지 않고 곱고 착하기만 하다. 평이한 시어가 주는 편안함 이면에서 느껴지는 헛헛함.
그래도 게중에 여러 번 읽은 시를 추려서 적어본다.
<빈 들>
빈 들에서
무를 뽑는다
무 뽑아 먹다가 들킨 놈처럼
나는
하얀 무를 들고
한참을 캄캄하게 서 있다
때로
너는 나에게
무 뽑은 자리만큼이나
캄캄하다
<초가을1>
가을인갑다
외롭고, 그리고
마음이 산과 세상의 깊이에 가 닿길 바란다
바람이 지나가는갑다
운동장가 포플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어제와 다르다
우리들이 사는 동안
세월이 흘렀던 게지
삶이
초가을 풀잎처럼 투명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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