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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검감 1~10 세트 - 전10권
한중월야 지음 / 시공사 / 2022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년 전 무림은 정사대전이라는 홍역을 치뤘다. 절대적 힘을 과시하던 혈마가 이끄는 혈교, 그리고 그 대척점에 있는 무림맹과 무쌍성 동맹. 두 세력은 피를 피로 덮으며 싸움을 이어갔다.
하지만 싸움이 길어지자 혈마의 강맹한 무공에도 불구하고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혈교가 패배하고 만다. 구심점을 잃은 혈교는 사존자를 중심으로 혈교의 재건을 꿈꾼다. 벽을 넘은 고수일 것이라 추종되는 일존 파혈검제 단위강, 초절정 경지인 이존 난마도제 서갈마, 독의 달인 삼존 혈사왕 구제양, 그리고 외공이 최절정 경지에 오른 기기괴괴 해악천이 그들이었다.
하지만 혈교는 구심점인 혈마를 누구로 세우느냐 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혈마의 장녀 백혜양은 뛰어난 무재를 지녔지만 정실의 딸이 아니었다. 반면 동생 백련화는 정실의 딸이었지만 백혜양 보다 무예가 모자랐다. 이에 혈교는 알게 모르게 두 패로 나뉘어 힘과 정통성을 다투며 분열되었다.
한편, 무림명가인 호남성 익양 소가 삼남 소운휘는 계모의 농간으로 단전이 부서진 뒤 무예를 익힐 수 없는 몸이 되자 술로 허송 세월을 보내 '율랑현 망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호남성을 휩쓴 혈교들에게 소운휘가 납치되고 혈고라는 벌레를 강제로 삼킨 뒤 삼류 첩자의 삶을 살아가게 전락한다.
혈교가 정기적으로 주는 해약을 먹지 않으면 혈고가 발작해 사망하므로 도망도 칠 수 없는 암울한 나날을 보내던 소운휘에게 무림연맹 장로 백위향과 후기지수 모용수가 접근한다. 그들은 과거 절대고수였던 검선의 심득이 쓰여진 <검선비록>을 찾는 데 도움을 주면 혈고를 없애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를 수락한 소운휘가 고생 끝에 검선비록을 얻게 된 순간, 백위향과 모용수는 비록을 빼앗기 위해 소운휘를 죽이고, 그렇게 한 많은 소운휘의 일생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깨어보니 소운휘는 혈교에 납치되기 직전의 술집으로 회귀해 있었다. 어떻게든 혈교에 납치되는 것을 피하려 했지만 자신을 괴롭히던 송좌백, 송우백 형제와 함께 또 다시 납치된 소운휘.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10년 간의 무림 역사를 알고 있다는 점과, 어찌된 일인지 어머니의 유품인 소담검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소설은 주인공 소운휘가 혈교에 다시 납치된 뒤, 기름바른 듯한 세 치 혀와 10년간의 역사를 안다는 이점을 살려 무공을 쌓아가는 과정을 시원시원한 필치로 그려낸다. 게다가 검선의 심득을 체득한 뒤 검과 관련된 힘들을 얻는 능력이 생겼다. 검과 얘기하는 것은 물론, 검이 가진 힘을 자신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운휘는 송좌백, 송우백 쌍둥이와 함께 기기괴괴 해악천에게 잡혀가 강제로 무공을 익히게 된다. 기기괴괴 해악천이 의도한 바는 하나. 송좌백에게는 자신의 무공을 가르치고 소운휘에게는 사망한 남천검객의 검술을 익히게 한 뒤 무공을 겨루게 하여 누구의 무공이 더 나은가를 판가름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소운휘는 남천검객이 남긴 남천검을 통해 부서진 하단전이 아닌 중단전을 통해 선천진기를 운용하는 법을 배워 무공의 기초를 다지기 시작한다.
이후 기기괴괴 해악천과 백련화의 라인을 탄 소운휘는 혈마검을 탈취하여 그녀의 혈마 옹립을 지원하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혈마검과 대화하고 백을 흡수한 뒤 검에게 선택받는 기연을 얻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과 소운휘 출생의 비밀이 오버랩된다.
과거 혈마의 핏줄 중 일부가 무(武)가 아닌 문(文)을 택한 삶을 살기로 한다. 그들은 혈교를 나온 뒤 황가에 들어가 벼슬을 했다. 하지만 약 삼백년 전 무림과 척을 진 황제가 무림을 일소하기 위해 칼을 들게 되고, 이 과정에서 혈마의 핏줄들은 무를 포기했음에도 숙청대상이 된다. 이들은 신분을 숨기고 무쌍성으로 숨어드는데, 후일 비월영종이라 불리는 일족이다.
그런데 20년 전 무림대전이 일어나자 무림맹과 무쌍성이 동맹을 맺게 되고, 무림맹은 동맹의 진정성을 보이라며 무쌍성에게 비월영종의 축출을 요구한다. 그들은 혈마의 핏줄과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무쌍성은 비월영종을 축출하고 만다.
그런데 소운휘의 어머니가 바로 비월영종이었다. 그리고 현 무쌍성의 최고고수이자 벽을 넘은 무정풍신 진성백이 바로 소운휘의 친부이다. 그는 소운휘의 어머니 하령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힘이 모자라 그녀의 축출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상의 연유로 소운휘는 혈교의 핏줄이기도 했으므로 혈마검을 손에 쥘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혈마검을 손에 쥔 자가 혈마라는 혈교의 법도에 따라 소운휘는 혈교 교주가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수많은 기연을 만난다.
4대 악인이자 벽을 넘은 고수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무공을 지닌 사마착의 여식 사마영과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개방의 차기 방주 후보였으나 방주의 욕심 때문에 개방을 등진 조성원을 부하로 두게 된다.
이후 8대 고수 대부분을 패퇴시키거나 무공을 흡수하고 무쌍성의 소성주가 되는가 하면 소검선으로 불리며 무림맹의 맹주가 된다.
또한 도인들이 사는 도화선으로 가서 시간여행을 하며 도인들의 술법을 배워 금상제(존주)를 죽이고 진(眞)보스인 마선을 패퇴시킨 뒤, 사마영 뿐 아니라 백혜향, 북해빙궁 궁주 설백까지 아내로 얻고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후반부에는 검을 타고 날아다니고 축지법을 써서 순간이동을 하는 등 힘과 능력의 인플레가 심하고, 무공이 아닌 사술로 대충 상황을 마무리하는 장면도 자주 나오기 때문에 밀도감이 떨어진다. 또한 세 여인을 아내로 얻는 결말도 다소 시대와 뒤떨어진 느낌이다.
가짜 보스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끌어 나가다 한순간 내동댕이 친 뒤 짜잔 하고 최종 보스를 들이미는 수법 역시 독자들로 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시원시원한 전개와 짧고 확실한 복수, 복선의 빠른 회수 등 장점도 많아서 장기간 운전할 일이 있을 때 오디오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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