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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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천재 스키점퍼 니레이 쇼가 독극물에 중독되어 사망한다. 그의 나이 불과 스물 두살이었다. 핀란드의 조인 마티 뉘캐넨에 필적할 선수가 될 거라는 기대를 받던 천재의 죽음에 사람들은 몹시 안타까와했다.

삿포로 니시경찰서에서 수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모두들 그럴싸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고, 동기도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수사가 난항을 거듭하다 답보 상태에 접어들 즈음, 경찰서로 밀고장이 한 장 날아든다. 니레이 쇼를 아끼던 코치 미네기시가 범인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었고, 니레이 쇼가 죽는다고 그에게 별다른 이득도 없었기에 경찰은 의문을 갖고 조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그가 투구꽃에서 추출한 독극물인 아코니틴을 입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스키점프는 본래 노르웨이에서 죄인에게 벌을 주는 수단이었다고 한다. 죄인에게 스키를 신긴 뒤 엄청난 급경사에서 밀어 버린다. 경사면 중간에는 혹 모양의 장애물이 있어 거기 걸리면 공중에 패대기쳐져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그 순간의 공포가 극심해 형벌로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어떤 왕이 이 벌에 특전을 부과하여 죄인이 무사히 착지한다면 죄를 사해주겠다고 선포했고, 이것이 스키점프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스포츠 기록 향상을 위해 다양한 기법과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서울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비롯해 암페타민, 에페드린 등 약물을 사용한 도핑, 이미지 트레이닝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최면술, 전기자극을 가해 근육을 키우는 방법, 적기충격을 사용해 반응 속도를 높이는 수단까지...

현대의 스포츠는 어디까지가 인간의 노력이고 어디까지가 과학의 성과인지 모호한 지경에 이르렀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러한 지점을 포착하여 한 천재 스키 점퍼를 순수한 노력으로 따라 잡으려 했던 미네기시 코치와, 과학적 방법으로 완벽히 복제해 내려한 스기에 다이스케 코치를 대비시켜 문제적 미스터리를 한 편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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