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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라는 학창 시절 촉망 받는 수영선수였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 내 영국 대표가 되는 것도 문제 없어 보였다. 하지만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한 노라는 수영을 그문 두었고, 그때부터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게 되었다는 죄책감을 갖게 된다.
이후 피아노를 배운 노라는 작곡에 재능을 나타낸다. 친오빠 조, 그리고 조의 친구 라비와 결성한 밴드 '라비린스'는 음반회사의 주목을 받았고 잘만 하면 콜드플레이와 같은 음악그룹이 될 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황장애가 발목을 잡았다. 음반 계약 체결 직전 노라는 밴드를 그만두고, 이후 오빠 조와 서먹해지고 만다.
그 뒤로도 노라는 결정적인 순간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기회를 날려 버린다. 철학을 공부했지만 관련 직업을 찾을 생각을 못했고고, 남자친구 댄과 결혼식 직전에 파혼했으며, 절친 이지와 호주로 가려던 계획도 실현시키지 못했다.
결국 노라는 작은 도시 베드퍼드의 악기 판매점 '스트링 시어리'의 점원으로 일하면서 수강생이 한 명 뿐인 피아노 과외 교사로 남게 된다. 노라는 우울증을 앓게 되었고, 삶에 의욕을 잃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르던 고양이 볼테르가 사망했다고 애쉬라는 남자가 알려주었다. 무언가 끈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노라는 '내게는 멋진 삶을 살 기회가 있었지만 난 그 기회를 모두 날려 버렸어요' 로 시작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녀가 죽지 전 도착한 곳은 슈퍼마켓 크기의 도서관이었다. 거기에는 19년 전 친하게 지냈던 사서 엘름 부인이 있었다. 부인은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다면서, 살 수도 있었으나 살지 못했던 삶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마음에 드는 삶이 있다면 그 삶을 살 수도 있다면서...
노라는 책을 한 권 한 권 읽으면서 수영 선수, 밴드 리더, 댄과 결혼한 후 펍을 운영하는 사람, 와이너리 운영자, 극지 탐험가 등 다양한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이웃 남자 애쉬와 결혼해 철학 교수로 살아가는 삶이 마음에 꼭 들어 그 삶을 선택하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도서관은 노라의 바람과 달리 불에 타 붕괴되기 시작했고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 책은 오직 한 권, 아직 쓰여지지 않은 자살하려던 노라의 삶에 관한 책 뿐이었다.
20대 초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았던 작가는 2004년 <영국의 마지막 가족>으로 데뷔한 뒤 동화와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현격하게 떨어지며 누구나 예상할 법한 결론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그러면서 헨리 데이빗 소로를 비롯한 저명한 인사들의 희망찬 문구를 적당히 끼워 넣어 교훈도 주는, 한마디로 우울한 사람을 위한 교과서적인 희망전도서다. 유치하고 빤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읽으면 용기를 얻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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